그러잖아도 저희는 마름이고 우리는 그 손에서 배재를 얻어 땅을 부치므로 일상 굽실거린다.
 -소설 「동백꽃」 中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의 갈등은 오랜 기간 역사와 함께 소설 속 단골 소재로 등장해왔다. 소설 「동백꽃」에서도 언급되었듯 경제적 이익으로 엮여있는 두 관계는 결코 평등할 수 없다. 오늘 날에도 영상매체를 통해 심심치 않게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부당대우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다. 일정 시급을 주고 노동력을 사는 고용인과 그에 해당하는 노동을 제공해야하는 피고용인의 관계는 일방적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수직적 관계에서 을의 위치를 갖는 아르바이트생은 누가 봐도 ‘약자’의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자와 약자의 패러다임이 만들어낸 인식은 전통시장과 대척점에 있는 프랜차이즈(franchise)의 이미지에 무거운 돌을 하나 더 얹는 역할을 한다.   

프랜차이즈가 그 프랜차이즈인가요?

‘프랜차이즈’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똑같은 로고와 상품, 느림의 미학을 논하는 몇몇 사람들이 보면 눈살을 찌푸릴 빠름과 획일화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프랜차이즈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그 이면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의 개념정의가 필요하다. 직영점은 말 그대로 본사가 직접 영업을 하는 점포를 뜻한다. 본사가 전국적으로 체인을 내기 전, 경영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초기 단계에 직접 운영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프랜차이즈는 상품의 유통·서비스 등에서 특권을 갖는 본사가 그 브랜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체인점을 모집하는 형태를 말한다. 본사는 가맹점에 대해 일정지역 내에서의 독점적 영업권을 부여하는 대신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게 된다.
 비단 카페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구조는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전 지점이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경우, 프랜차이즈와 직영의 형태가 혼재되는 경우 등 그 적용 방식 또한 다양하다. 여기서 문제는 대게의 사람들이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의 개념에 대해 모호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코끼리의 다리가 코끼리 전체를 말하진 않는다

‘코끼리 장님 만지듯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장님들이 코끼리 몸을 만져보고 제각기 말한다는 뜻으로 작은 일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커피전문점을 비롯한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획일적 이미지로 재단하는 것은 어쩌면 성급한 판단일지도 모른다. 현재 스타벅스 신세계 본점에서 부지점장으로 있는 김진희씨는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에 대한 편견이 깨졌으면 좋겠다”라며 말했다. 김씨가 몸담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에는 전 매장이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씨는 “전 사원이 기본적 회사 방침에 따라 교육을 받는다”며 “무기 계약직인 경우에도 최저임금은 물론 4대 보험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전국에 있는 매장에 사원들을 발령하는 구조인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해 있는 가맹점이 폭리를 취할 수 없다. 전국 매장이 동일한 가격과 서비스로 운영되는 만큼 카페의 구성원들 또한 정해진 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신의 입장에선 같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카페들은 경쟁자가 아니 같은 회사 내 가족과도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와 본사, 그 두 곳이 만나는 지점

 그렇다면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는 완전히 본사의 영향권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프랜차이즈와 직영점 사이에는 교집되는 특정영역이 있고 그 가운데 본사의 방침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직영점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상대적 자율권에는 한계가 있다. 모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가맹점이 직영점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경우는 대게 본사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며 상품의 가격 같은 경우 가맹점주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님을 말했다. 이어 이씨는 “아르바이트생의 노동환경 같은 경우는 가게 자체 내에서 관리한다”며 “본사에서 이에 대해 정기적으로 위생과 임금에 대해 점검을 한다”고 말했다. 사장은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에 대해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인상 정도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법이 정한 기준을 마음대로 어길 수는 없다는 것. 분명 직영점에 비해 프랜차이즈는 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익 중 본사에 수납해야 하는 금액 외에는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진을 내는 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다. 본사와 계약을 갱신할 때 마다 가맹주의 부담으로 인테리어를 확장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본사에서 요구하는 각종 할인 이벤트에 대한 비용 또한 자체적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직원들의 보험과 직영점에 비해 비싼 원료 가격 등에 대한 가격을 지불 한 뒤 프랜차이즈는 비로소 ‘자율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씨는 “요즘은 무분별한 체인 모집이 줄고 있는 것이 추세”라며 “인테리어를 확장해야 하는 재계약 기간 또한 3년에서 5년으로 늘었다”고 말을 했다. 마진을 남기는 것이 프랜차이즈 운영의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그를 위해서 본사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에서 보다 떳떳한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본사와 직영점 그리고 프랜차이즈, 아르바이트생까지 수많은 이해관계가 연결되어 하나의 ‘프랜차이즈 구조’를 만들어낸다. 몇몇 사람들은 이 속에서 갑을관계가 일방적으로 형성됨을 지적한다. 또한 이것은 하나의 이미지가 되어 프랜차이즈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러 현상을 살폈을 때 프랜차이즈 구조 속에 상대적 강자와 약자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강자의 힘에 대한 비판 그 자체가 아닌, 그 위치에 과연 떳떳하게 서있냐에 대한 여부일 것이다.

글 김은지 기자 kej_824@yonsei.ac.kr
사진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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