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디를 가도 작은 화면 속 동물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리창 뒤의 동물들이 학대를 받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바로 화제의 게임, 애니팡 때문이다. 애니팡은 선데이토즈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간단한 퍼즐 게임이다. 여러 동물 문양의 블록을 이동시켜 3개를 한 줄에 넣으면 터지면서 점수가 오르는 간단한 규칙을 따른다. 새벽에 직장으로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저녁에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사람들의 눈은 스마트폰 화면의 애니팡에 고정돼 있다. 애니팡이 성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애니팡의 성공신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귀여운 인터페이스, 게임 규칙의 간단함 등

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톡일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대다수가 카카오톡을 사용한다. 애니팡은 바로 이러한 유통 경로를 이용한 것이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로서의 기능 외에도 이윤 창출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유료 이모티콘과 플러스 친구와 같은 컨텐츠를 개발했다. 이제 카카오톡은 핸드폰 게임까지 연동할 수 있게 됐다.

필자가 애니팡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것도 카카오톡을 통해서였다. 날이 갈수록 애니팡의 홍보 메시지가 지인들을 통해 자주 수신됐다. 애니팡을 하기 위한 하트 때문이었다. 애니팡에서는 한 게임을 할 때마다 1개의 하트가 필요하다. 이 하트는 8분마다 하나씩 생겨 총 5개가 생성된다. 하지만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 1분밖에 되지 않는 애니팡에서 5개의 하트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여기서 하트를 이용한 애니팡의 마케팅이 기발하다. 애니팡을 즐기는 사람의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애니팡을 추천하면 하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즉 게임 이용자를 통해 스스로를 홍보하는 것이다. 애니팡의 SNS를 이용한 홍보 전략은 앞으로도 많은 게임 어플들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될 것이며,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게임들의 홍보 메시지를 보내는 친구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애니팡이 성공하게 된 다른 이유는 바로 매주 갱신되는 순위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애니팡을 실행하면 자신의 카카오톡 친구들 중에서 애니팡을 하는 사람들의 순위가 바로 보인다.

물론 자신의 게임 성적이 몇 위인지 보여주는 게임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는 게임센터(Game Center) 어플을 통해 각 게임마다 사용자들의 순위를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순위는 각 게임의 사용자들에게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순위의 기준 집단이 전 세계의 모든 사용자들로 지정돼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애니팡은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된 면모를 보인다. 애니팡에서는 순위가 집계되는 범위가 자신의 카카오톡 친구들로 한정된다. 때문에 친구들과 자신의 순위를 보다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경쟁심을 가지게 되고 점점 더 애니팡에 빠져들게 된다. 다른 모든 게임들이 그랬듯이 언젠가는 애니팡의 인기도 사그러드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애니팡의 성공은 분명 그저 잘 만든 게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애니팡 이전에도 분명 게임에 SNS적 요소를 가미하려는 시도는 존재하였지만 그 어느 게임 어플리케이션도 애니팡 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는 없었다. 애니팡의 성공을 시작으로 향후 수많은 핸드폰 게임들이 SNS와의 융합을 통한 혁신을 이끌어 나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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