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부인암 TOP2,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사회국 기획-대학생의 성과 건강] 
①「산부인과, 망설이지 말고 두드려라」

 

20대 부인암 TOP2,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배가 자주 아프다거나 아랫배가 살짝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병원에 찾아갈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보통 가벼운 생리통쯤으로 넘겨버리고, 살이 찐 것이라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무심코 넘겨버릴 것이 아니라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서아무개씨(UIC정외·10)는 반복되는 생리통으로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우연히 난소에서 신생아 머리만한 덩어리를 발견했다. 곧바로 대학병원으로 의뢰된 서씨는 담당 주치의로부터 난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개복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할 수 있었다. 다행히 서씨의 난소종양은 양성 종양이었지만 악성 난소종양은 난소암으로서 부인암 중 사망률 1위의 여성 질환에 해당한다.

 

조용한 시한폭탄, 난소종양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9년에서 2009년까지 10년간 20대가 걸린 부인암 중 자궁경부암과 난소암은 1,2위를 기록했다. 이중 난소암에 해당하는 악성 난소종양과 더불어 양성 난소종양은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고 불특정한 복부 불편감 때문에 초기 발견이 힘들다. 분당차병원 부인암종합진료센터 조윤현 교수는 “난소종양은 10cm 이상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시적인 하복부 통증이나 본인이 아랫배가 약간 나온 것으로 생각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간혹 난소종양으로 인해 ▲복부팽만감 ▲복부 통증 및 불편 ▲하복부 압통 ▲배뇨장애 ▲소화기 장애 등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산부인과에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치유 가능한 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급성증상으로서 난소 난관 부속기가 꼬이는 염좌, 낭종의 파열과 출혈로 인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너는 맞았니? 자궁경부암 백신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무심결에 넘길 수 있는 난소종양과 달리 자궁경부암은 백신의 개발 및 홍보가 활발히 진행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조심해야할 20대 부인암 중 하나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16형과 18형이 감염의 주된 원인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는 가다실(Gardasil)과 서바릭스(Cervarix)가 있으며 두 종류의 백신 모두 총 3회 접종을 해야 한다. 가다실은 ▲1차 접종 ▲2개월 후 2차 접종 ▲6개월 후 3차 접종을 하고, 서바릭스는 ▲1차 접종 ▲1개월 후 2차 접종 ▲6개월 후 3차 접종을 한다. 서울대 산부인과학교실 김정구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치료 백신이 아니라 예방 백신이므로 성 접촉 이전에 접종 받는 것이 가장 좋다”며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재까지는 두 백신 모두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HPV는 자연적으로 감염, 자연치료, 재감염을 반복하는 자연사를 보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고위험 바이러스의 지속 감염이나 잦은 재감염이 자궁경부의 병변을 일으키고 결국 자궁경부암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구 교수는 “적절한 시기에 예방 접종을 받고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1회 기준 약 9~20만원에 달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은 대학생 입장에서 부담되기 마련이다. 비싸고 천차만별인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한형은씨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법칙 제9조 1항의 비급여대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파상풍 혈청주사 등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예방주사 이외의 예방접종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비급여대상에 대해선 정부에서 가격을 정해놓지 않기 때문에 같은 백신에대해서도 요양기관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의 문턱을 스스로 낮춰라

대한 암협회 여성암 예방퇴치위원회가 2008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절반에 달하는 44.2%의 여성이 단 한 번도 산부인과에 방문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경이 시작된 이후 여성 생식기 건강의 전반적인 관리를 위해 산부인과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본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 20~50대 548명 중 33.6%는 한 번도 산부인과를 가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정구 교수는 “부인암은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며 “산부인과 진찰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미혼 여성들이 산부인과 진료를 꺼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질환들을 방치할 경우 불임, 유산, 부인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대학교 김재훈 교수(의과대·산부인과학)는 “산부인과는 부인병을 치료하거나 분만을 하는 곳이지만 병을 예방하거나 여성 건강 교육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며 “대부분의 병은 초기 단계에 적절한 치료로 거의 완치될 수 있다”며 병원의 문턱을 스스로 낮춰야한다고 조언했다.

 

박희영 기자
hyg9141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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