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지역을 대표한다. 매사추세츠주의 케임브리지는 하버드대를, 코네티컷주의 뉴헤이븐은 예일대를 연상시킨다. 이처럼 지역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크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신촌하면 연세대를, 신림하면 서울대를 떠올린다. 특히 우리대학교가 위치한 서대문구에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거주하며 지역 상권에 영향을 끼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서대문갑 선거구에 출마한 두 명의 후보 모두 우리대학교 동문인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시민들이 신촌캠을 산책하기도 하고, 세브란스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그만큼 대학과 지역사회는 밀착돼 있다.
대학은 지역주민에게 각종 지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관할 하에 놓인 수요자이다. 따라서 대학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가는 지역사회 발전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에 대한 대학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연구다. 당해 지역의 실정을 가장 잘 알기에 맞춤형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지역주민의 보건수준 향상을 위한 연구나 지역재개발 연구가 이에 해당된다. 둘째는 교육이다. 대학의 수준 높은 교육 인프라를 통해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공급할 수 있고,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수립할 수 있으며, 직업교육과 평생학습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지역사회봉사다. 대학은 각종 사회적 현안에 대해 지역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며, 학교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지역이 필요로 하는 부문에 봉사를 통해 기여하기도 한다. 또한 대학이 보유한 각종 인프라를 지역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대학교 역시 이러한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서대문구와 손잡고 지난 5월 16일부터 7월 4일까지 ‘연세-서대문 열린시민대학’을 운영한다는 소식은 매우 반갑다. 대학의 연구를 통해 나온 성과를 실생활에 접목시켜 지역주민의 교육과 평생학습에 기여하면서 대학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참여하는 기능을 고루 달성하는 셈이다. 이중 ‘서대문 문화공감’ 강좌는 역사 속의 서대문을 흥미롭게 돌아보고 지역의 문화예술과 도시 공동체 재생 방안에 대한 내용들로 알차게 채워진다. 앞으로 지역사회와 대학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지역사회에 충실히 기여하고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데 앞장서는 우리대학교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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