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스쳐가는 듯 더운 날이 지속되는 요즘, 한 잔의 맥주와 달달한 음악이 있는 홍익대 앞 라이브카페 커먼(common)은 이러한 일상 속 고민들을 털어주기에 충분했다.

차분한 음악이 있는 카페로의 초대

클럽음악과 젊음의 거리 홍대, 길가에서 살짝 비켜 나와 구석진 골목을 걷다보면 어느덧 주위의 분위기가 잔잔해짐을 느낄 수 있다. 잔잔한 분위기의 길, 그 길목의 끝에는 분위기에 걸맞은 카페 ‘커먼(common)’이 있다. 카페에 문을 열고 발을 들여놓으면, 정면에 세팅돼 있는 악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장이라도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기타까지 튜닝된 상태다. 왼쪽 벽엔 다양한 인디뮤지션들의 앨범들이 정리돼 있고 다양한 공연홍보 포스터들도 붙어 있다. 이 ‘차분한’ 카페는 오붓한 부부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홍여경(26)씨와 황규석(31)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학시절, 같은 음악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부부 사장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카페 구석구석에는 인디뮤지션들의 공연을 위한 배려가 숨어 있다. 다른 카페와 달리 단층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사장 홍씨는 굳이 지하나 2층으로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편하게 공연을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공연하는 인디뮤지션들을 위한 배려는 그뿐만이 아니다. 카페 내부에 설치된 창문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의 수에서도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카페에 있는 모든 창문들은 인디뮤지션들이 공연을 할 때 외부의 소음을 막고, 실내의 흥을 더 무르익게 하기 위해 3중으로 특수 처리된 방음 유리창이다. 또한 관람객의 수를 소수로 제한하는 공간 활용 역시 독특하다. 보통의 인디뮤지션들이 단독공연을 할 때, 모든 관객들이 가장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관객의 수는 50명 정도다.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도 않은 공간은 아티스트와 손님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공연이 끝난 후 아티스트와의 대화에서도 거리를 좁혀준다.   
 

귀가 즐거워하는 커먼의 아티스트들 

뼛속까지 음악을 사랑하는 두 사장의 모습은 카페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다. 'common'이라는 뜻을 검색해보면 ‘흔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의 커먼은 미국의 힙합 아티스트의 이름이다. 이는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황씨가 직접 따왔다고 한다. 이름에서부터 흥이 느껴지는 카페 커먼에서는 음악이 끊이질 않았다. 물론 라이브 카페인만큼 다양한 인디뮤지션들이 직접 이곳에서 공연을 하고 있기도 하다. 카페 커먼을 찾는 대표적인 인디뮤지션으로는 ‘우주히피’라는 아티스트가 있다. 또 다른 아티스트로는 ‘라이너스의 담요’도 있다. 잔잔한 목소리를 가진 덕에 두터운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데미안 라이스’ 또한 올해 첫 내한공연을 마친 후 카페 커먼에 들려 직접 라이브 공연을 했다라 하니 정말 명품 라이브 카페라 할 만 하다.  

이름에서부터 흥이 느껴지는 카페 커먼에서는 음악이
눈과 입을 사로잡는 커먼 특유의 맛

하나하나 개성 넘치는 라이브 카페에 걸맞게 또 하나의 개성이 있었으니, 바로 음식들은 모두 수제라는 점이다. 홍씨는 “많은 카페들은 재료를 다른 곳에서 구해서 요리를 만들지만, 커먼은 야채를 제외한 다른 재료들에 대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레시피로 만들어 음식의 재료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한 “각각의 독특한 레시피들은 요리사 친구들을 통해 전수받았다”며 음식의 비법을 밝혔다. 특히나 케이크에 얽힌 사연은 특별했다. 크라잉넛이 속해있는 소속사 대표의 부인이 직접 케이크를 만들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음악은?

 

 홍씨와 황씨는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뭔가 측은하다”고 말했다. 황씨와 홍씨 부부는 음악에 빠져 학교를 휴학한 경험이 있다. 또한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 졸업도 못했단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확신이 있었고, 그 일을 하는데 자부심이 있었다. 황씨는 “요즘의 대학생들은 그저 스펙 쌓기에만 정신이 팔려있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사회로 나가면 많은 후회가 남기 때문에, 늦지 않게 스무 살에 꼭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푹 빠져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정어린 조언이야말로 지금의 대학생들이 꼭 한번 들어봐야 할 음악이 아닐까. 일상 속에서 음악이 흐르고 친근감 있는 커먼을 찾는 일, 그렇게 어렵지 않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도심 속에서 한 시간정도의 여유를 찾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이찬호, 배아량 수습기자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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