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갑자기 세차게 쏟아졌다가 그치는 비, 소나기. 우리대학교에도 소나기 같은 존재가 있다. 짧지만 강렬하게, 시원한 음악으로 연세인들의 마음을 적시는 밴드, 바로 ‘소나기’이다. 소나기가 명문대 밴드라는 이름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소나기는 지난 1990년 제 14회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1995년에 제 19회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다. 특히 2001년 제 25회 대학가요제에서 「청춘가」라는 곡을 부르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연세의 자랑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진, 우리대학교 최초의 락밴드, 소나기의 보컬 서승민(컴공·11)씨를 만났다.

 

Q. ‘스타in연세’, 말 그대로 연세의 스타로 인터뷰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요?
A. 처음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엥 감히 내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세의 스타라는 단어는 과분한 것 같지만, 소나기를 대표해서 연세인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Q. 우리대학교 밴드 ‘소나기’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A. 소나기는 우리대학교 최초의 락밴드에요. 아카라카, 합동응원전, 연고전 등 학교 행사를 맡기도 하고 자체 공연이나 외부 공연을 가지기도 해요. 학기 중에는 보통 행사연습보다는 공연 연습이나 합주를 하고 1~2주에 한 번 씩 서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 외에는 밴드 내 팀끼리 따로 모여 연습을 진행하죠. 매 학기 초에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보고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 각 파트마다 2명씩, 총 10명의 신입부원을 뽑아요.
의무 활동 기간은 4학기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1학년 1학기에 들어왔으니 올해 연고전 때까지 활동하면 되는 거죠. ‘소나기’라고 대학가요제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대학가요제에 의무적으로 나가야 되는 건 아니에요. 지난 2010년처럼 안 나가는 경우도 많아요. 나갈 때에는 2학년 부원들 중에서 몇 명이 함께 팀을 짜서 자작곡으로 나가곤 하죠.

Q. 우리대학교에 ‘빡센’ 동아리로 소문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소나기’는 그 범주에 속하는 것 같나요?
A. 네. 소나기와 아카라카가 거의 세트로 함께 움직이니까 ‘빡센’ 건 아카라카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돼요. 여름 방학에 학교 행사를 준비해야 할 때는 처음 1~2주의 휴가 빼고는 매일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연습해요. 아카라카와의 합동 연습은 보통 주말에 진행되고요. 연고전 때는 몇 시간 내내 나오는 응원곡도 모두 라이브로 진행되는데 이것도 무척 힘들어요. 한 곡이 끝나고 나서 쉴 틈도 없이 바로 다음 곡을 불러야 하거든요. 합동응원전이나 아카라카, 연고전 같은 경우는 보통 금요일에 진행되다보니 학교 수업을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연고전 때는 목요일 출정식을 시작으로 일요일에 연고전이 끝날 때까지 매일 행사에 참여해야 되니까 수업을 거의 다 빼먹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소나기 활동이 친구 관계나 학점 관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소나기 내에도 학점을 잘 받아서 장학생인 멤버도 있고, 학사경고를 받는 멤버도 있어요. 자기가 하기 나름인 거죠.

Q. 학교 행사 말고 정기 공연이나 외부 공연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소나기는 1년에 두 번의 정기공연을 해요. 5월 중에 학교에서 하는 대공연과 11~12월 사이에 라이브 클럽을 빌려서 진행하는 가을 공연이 있어요. 그리고 정해진 일정은 아니지만 타 대학 밴드들과 교류해서 진행하는 연합 공연도 있어요. 공연 문의도 많이 들어와요. 타 대학 축제나 여러 대학원 행사, 심지어는 지방 축제에서도 종종 들어오죠.

 



Q. ‘소나기’ 보컬로는 언제부터 활동하셨고, 들어간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1학년 1학기 때부터, 그러니까 지난 2010년 이맘 때 부터 활동했어요. 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해서 처음부터 밴드 동아리를 찾고 있었거든요. 중앙동아리다 보니 공연 기회도 많고 환경도 좋다고 해서 소나기에 지원하게 된 거죠.

Q. 첫 공연 당시의 소감은 어땠나요?
A. 소나기로서의 첫 공연은 지난 2010년 연고전 마지막 날 저녁에 백양로에서 진행된 폐막제 무대였어요. 이미 출정식에 합동응원전, 이틀 동안의 연고전까지 추운 바깥에서 쉴 틈 없이 노래를 부르고 온 뒤라 목이 많이 상한 상태였어요. 악을 쓰면서 힘겹게 부를 수밖에 없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무대이지만, 만약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해도 똑같이 했을 것 같아요. 그 때는 그게 최선이었으니까요.


Q. 좋아하는 음악장르, 아티스트, 곡은 무엇인가요?
A. 다양한 장르, 여러 아티스트를 골고루 좋아하고 듣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Radiohead', 'Coldplay', 'Placebo', 'Nell', '이소라' 같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곡은 자주 바뀌어서 꼽기 어렵지만, 요즘에는 'Radiohead'의 「videotape」란 곡을 즐겨 듣고 있어요.

Q.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정해진 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떤 진로로 나아가든 음악만큼은 항상 친구처럼 곁에 두고 싶어요. 제가 만약 음악과 무관한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밴드활동이든, 작곡이든 어떻게든 음악과 관련된 활동만큼은 멈추고 싶지 않아요.

Q. 마지막으로 스타로서 연세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지금, 한 번 뿐인 이 순간에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절대’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조금 두렵다고 안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후회하더라도 도전해보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단상 위에 올라서 응원가를 부르는 소나기나 대학가요제에서 활약하는 소나기. 그 모습만 보고 소나기 보컬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인터뷰에서 만난 소나기 보컬은 오히려 더 겸손하고, 더 다정했다. 연세의 스타라는 타이틀이 과분하다고 말하면서 음악을 향한 강한 열정을 이야기하던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글 박진영 기자 jypeace@yonsei.ac.kr 
사진 김지영 기자 kim_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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