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뭐 입지?”

고민 끝에 연잠희(20)씨는 오늘도 옷장의 ‘연잠’을 꺼내 입는다. 날씨도 춥고 입을 옷도 없는 날엔 연잠이 제격이다. 산뜻한 기분으로 백양로에 들어 선 연잠희씨. 아뿔싸! 여기도 연잠, 저기도 연잠, 거리엔 온통 연세마크 투성이다. 매일 똑같은 패션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연잠 패션에 지친 연씨와 모든 연세인을 위해「연두」가 나섰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 이대 'Lounge Wallpaper'

신촌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화여대(아래 이대) 거리는 이미 쇼핑의 성지(聖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딜 가나 비슷한 디자인의 옷들이 즐비해 개성 있는 옷을 고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까다로운 여대생들을 위해「연두」에서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바로 이대 중심가에 위치한 'Lounge Wallpaper'다. 유럽풍의 셔츠부터 장식이 특이한 케이프 코트까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옷들, 여기 'Lounge Wallpaper'로 연세인을 인도한다.

여자 패션의 A to Z, 이곳에서 만나보자

소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여성스러운 원피스와 가디건부터 ‘차도녀’ 스타일의 코트와 재킷까지, 이곳에선 개성에 따라, 스타일에 따라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때문에 “무난하면서도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이중적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 가게 측의 설명이다. 또한 이대 옷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질이 좋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좋은 질의 중저가 제품들을 취급한다고 한다. 실제로 스웨터나 셔츠 등은 2~6만 원대, 재킷과 코트는 5~11만 원 대의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옷 한 벌을 장만하려면 최소 20만원은 각오해야 하는 백화점 매장을 생각해보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화여대 재학중인 김수민(23)씨는 “다른 옷가게와는 달리 질이 좋고 예쁜 옷이 많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누가 패션의 완성을 얼굴이라 했던가. Lounge Wallpaper에는 당신의 패션을 완성 시켜 줄 소품들이 준비돼 있다. 한 알 한 알 보석을 박은 큐빅 시계부터 목도리, 파스텔톤의 페도라까지 이곳에서 판매하는 액세서리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 그 매력에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다양함에 수작업 제품이라는 특별함까지 더해져 이곳의 액세서리는 이미 손님들을 끌어당기는 가게의 주력 상품이 된지 오래다. 특히 심상치 않은 무늬의 양말과 사랑스러운 파우치는 이 집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대표 상품이라고.

Lounge Wallpaper에서 예쁜 옷을 잔뜩 사 행복에 겨운 연씨. 문득 새 학기 이후로 연잠 패션을 고수해 온 자신의 남자친구가 떠오른다. 겨울이라 따뜻하게 입는 것만 신경 쓰느라 패션에 더욱 무신경해질 남자친구에게 옷을 한 벌 마련해주는 것이 주고 싶다.

옷만 대박? 서비스도 대박! 이대 ‘대박’

‘귀찮음.’ 남성들이 쇼핑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정장이라도 한 벌을 살라치면 남성의류 매장을 두 바퀴는 돌아야 여자 친구나 어머니의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남성들은 이러한 옷 대신 후드나 바람막이, 패딩을 선택해버리곤 한다.

이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대박’은 이러한 남성들의 귀찮음을 ‘한 방’에 해결해준다. 후드나 편한 티셔츠 뿐만 아니라 재킷이나 코트와 같이 격식 있는 옷들로 구색을 맞춘 이 곳. 보통 이대 상권의 주 고객층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남자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이곳에서 17년째 가게를 운영해 온 사장 김근식(51) 씨는 “여대에 인접해 여성 고객이 많기 때문에 신촌에는 남학생들이 옷을 살 곳이 없다”며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겉보기엔 다른 가게들처럼 평범해 보이는 이곳이 남자 손님들의 발길로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씨는 “남성 고객들은 주로 무난한 스타일의 옷을 구매하기 때문에 유행에 맞춰 기본 캐주얼 제품을 구비한다”며 “무난함을 추구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우리 가게의 장수 비결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가게 곳곳에서는 호피무늬 야상, 비대칭으로 절개된 후드, 독특한 색깔의 스웨터 등 평범한 듯 하지만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옷들이 가득했다.

손님파탈, 마성의 ‘대박’ 서비스들

대박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이름만큼 ‘대박’인 사장의 서비스에 있다. 바로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이다. 이곳의 경우 옷을 만드는 공장을 같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실제로 그 곳은 큰 사이즈의 옷을 필요로 하는 운동부 학생들이나,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자체 제작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박’에 발길을 절대 끊을 수 없게 하는 마성의 서비스는 따로 있다. 10% 적립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구매 가격의 10%를 적립해 6번 이상 구매하면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친절한 서비스와 더불어 적립 혜택은 단골을 만들어 내는 이 집만의 노하우란다. 수많은 단골을 방증하듯 가게의 한 쪽 귀퉁이에는 손님들이 적립해놓은 쿠폰들로 가득했다.

양 손 가득 자신의 옷과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옷을 들고 기뻐하는 연씨. 내일 남자친구와 함께 'Lounge Wallpaper'에서 산 스웨터와 ‘대박’에서 산 커플 야상점퍼를 입을 생각에 설렌다.

평범한 옷, 액세서리는 이제 그만! 그저 따뜻하기만 한 옷도 그만! 따뜻함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뽐낼 수 있는 여기, Lounge Wallpaper와 대박이 있다. 이제는 연잠 대신 멋스러운 옷으로 백양로를 활보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곽기연, 도윤아 수습기자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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