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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본동행기] Design Yonsei
  • 김유빈 기자
  • 승인 2011.11.19 16:50
  • 호수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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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 말끔한 차림, 학생 홍보대사 ‘I.N.延’ 회장 출신으로 다소 접근하기 힘든 ‘까도남’ 정후보 김철우(건축공학․06)씨? 아니다. 국제캠 학생들은 그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던데… 지난 15일 합동유세에서 그는 ‘피아노 치는 남자’로 변신했단다. 이에 질세라 초‧중‧고 ‘학생회장’ 출신에 군기가 세기로 악명 높은 기수단 'Blue Knights'에서 총 훈련부장을 담당한 부후보 김동휘(법학․05)씨는 같은 날, 장근석을 능가하는 ‘셔플댄스’를 선보였다. 냉철한 듯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듯 엉뚱한 그들, <Design Yonsei>의 알콩달콩한 유세현장을 들여다보자.

아침 9:30, 체육관

지난 16일, 체육관 8번 동아리실에 불쑥 들어선 기자의 모습에 선본원들이 일제히 ‘응…?’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반면 유쾌하게 기자를 맞이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Design Yonsei>의 정후보 김씨다. 급하게 김밥 한 줄로 아침을 때운 김씨, 핸드폰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지는데… 등굣길 정문 유세가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강의실 유세를 하기 위해서다.

아침 10:00, 과학관

첫 강의실 유세는 과학관이다. 이미 강의실엔 다른 선본원들의 유세가 한창이다. 타선본과 마주칠 때마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정후보 김씨. 올해부터 유세 분위기가 ‘비방 없는 깨끗한 유세’로 바뀌어서 가능한 풍경이란다. “안녕하세요, <Design Yonsei> 정후보 김철우입니다!” 김씨가 들어서자 200명 남짓한 학생들이 일제히 그를 내려다 본다. 이어 그의 유세가 시작된다. “연세인 여러분, 저희 <Design Yonsei>의 모션을 따라해 주시겠어요?” 정후보 김씨의 말에 학생들 몇 명이 손을 들어 원을 그려 보인다. 처음엔 본 척 만 척하던 학생들도 흘깃 흘깃 주변 눈치를 보며 따라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태권도 수업이 이뤄지는 체육관에서 유세하고 있는 정후보 김씨.


아침 11:00, 대강당

다음으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긴 곳은 바로 채플이 열리는 대강당이다. 30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몰려드는 아침의 대강당은 선거 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Design Yonsei>의 선본원들이 계단에 올라서서 선거전단을 건네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흥미롭게 바라본다. 달갑지 않은 시선도 심심찮게 보인다. “너무 요란하네요. 평소에는 강의실까지 들어와서 유세 활동을 하니 수업에 방해도 되고요.” 1학년 김진훈(신소재‧11)씨의 말이 조금은 맵다. 한편 4학년이 바라보기엔 ‘정치인’ 같은 행세 자체도 문제다. “공약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율동’으로 승부하는 것 같아요. 우리를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여기는 것 같고요.” 김성윤(시스템생물‧07)씨의 말이 유난히 찬바람처럼 매섭다.

강의실을 옮겨 다니며 틈틈히 쉬는 김씨와 선본원들. 간식으로 끼니를 대신하고 있다.

정후보 김씨와 부후보 김씨, 두 김씨가 대강당을 마지막으로 오전 유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정책토론회’를 준비하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사라진다.

“헉, 이런 모습을!!” 김밥을 들고 있다 기자와 마주쳐 ‘굉장히’ 민망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는 바로 부후보 김동휘씨다.


낮 12:00 ~ 낮 4:30, 학관 앞 정책토론회

장장 4시간 30분에 걸쳐 열린 정책토론회, 쉬는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후보도 사회자도 선본원들도 모두들 지쳐갔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플로어에서의 질문공세는 후보들을 숨막히게 했다. 정책토론회가 끝난 후 만난 김씨 일행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많이 준비하긴 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후보 김씨가 씁쓸하게 말한다.

낮 5:00~저녁 6:30, 정문 유세

저녁식사 후 선본원들과 함께 <Design Yonsei>

정책토론회가 끝난 후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고는 황급히 정문으로 향한다. 하굣길 정문유세를 위해서다. 유달리 추운 날씨에 비까지 한두방울 떨어졌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만 간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뀔 때마다 저 멀리 횡단보도 중앙으로 달려가서 피켓을 들고 있는 선본원들도 보인다. 정후보 김씨는 지나다니는 연세인들 한 명 한 명에게 손수 악수를 건넨다. 부후보 김씨는 목청이 잔뜩 쉬어라 <Design Yonsei>의 노래를 부르며 선본원들을 챙긴다. “선본원들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우리를 믿어줘서 고맙고… 이 빚을 어떻게 다 갚을지 모르겠어요.” 선본원들에게 핫팩을 하나씩 쥐어주는 그의 얼굴에 미안한 표정이 역력하다.


Q. 총학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A. (정후보 김씨)우리대학교는 많이 학원화됐다. 예전의 과반 문화와 연세만의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다. 자유로운 학풍 자체는 좋지만 공동체 의식을 잃어가는 모습이 아쉬웠고 그런 것을 바꿔나가야 할 주체가 총학생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Q. 학생회 출신이 아닌데 그에 따른 장단점은?
A. (정후보 김씨)어려운 점은 기존 조직에 비해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경험이 없다보니 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도 애로사항이 많았다. 좋은 점은 보다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등록금이나 주거 문제도 보다 열려있는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

Q.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A. (부후보 김씨)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잠을 거의 못 잔다는 것이다. 하루에 3~4시간 자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출마 결심을 할 때였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 학교의 소통 구조가 실망스러웠다. 학생사회의 작은 문제점들이 소통 구조상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그런 점에 문제의식을 느껴서 결국 출마까지 하게 됐다. 아래에서부터 생긴 문제점들을 정책 디자인에 반영시켜 위로 올리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의 선본명이<Design Yonsei>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뀔 때마다 달려가서 피켓을 들고 있는 선본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문 유세를 끝으로 유세 일정을 종료한 그들. 연세인들은 삼삼오오 집으로 향하지만, <Design Yonsei> 후보와 선본원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밤늦게까지 보충 수업을 하는 공과대 학생들과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세가 남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있을 ‘피드백 회의’ 가 끝나면 밤 11시도 넘는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 그들, 과연 그들이 오는 2012년도 연세의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을까?

글 김유빈 기자 eubini@yonsei.ac.kr
사진 정세영 기자 seyung10@yonsei.ac.kr

김유빈 기자  eubin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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