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8년 2월 취임이후 현 총장은 품위있는 개혁을 기치로 연세발전의 재도약을 시도했다. 그동안 송도국제캠퍼스가 개교했고, 우리대학교에 대한 외부 대학평가가 실질적인 평가가 되도록 노력하여 그 결과가 현 총장의 임기내에 가시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 총장의 임기 후 몇 년이 지나 신경영관이 완공될 쯤이면 연세인의 머리속에는 품위있는 개혁대신 대학이 학생의 차량을 대신 파킹해주는 발레파킹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 품위없는 캠퍼스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

지난 10월 11일 총장은 현 용재관 자리에 신경영관의 신축에 대한 시행품의에 대한 최종결재를 했다. 총장은 경영관 신축건물의 8층과 9층을 없애 지상 높이를 낮추고, 용재홀의 명명이나 용재사료관의 설치와 돌계단, 의망원의 복원 활용과 진달래동산을 복원하도록 하여 용재관의 역사성을 최대한 살리는 조치를 하도록 하면서 경영관 신축허가 결정을 했다고 한다. 물론 학내외서 경영관 신축을 둘러싸고 많은 로비와 압력 등이 있었고 현 총장으로서도 차기 총장에 대한 배려와 경영관 신축에 기여한 분들에 대한 예우 등 많은 고심 끝에 이러한 결정을 했을 것이라는 점은 쉽사리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용재관의 역사성을 살리도록 하는 위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영관 신축은 신촌캠퍼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건물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여전히 현재의 중앙도서관보다도 커다랄 경영관이 좁디 좁은 용재관 자리에 위치하는 것 자체가 캠퍼스의 전체적인 부조화와 고통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거대한 신축경영관이 캠퍼스 중앙부에 위치할 경우에 유발되는 교통량과 주차장 부족문제는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영대학은 신경영관 주위의 불법주차문제는 학생들에게 발레파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차장공간은 ‘백양로프로젝트’에 의해 해결될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백양로프로젝트’의 중심지였던 중앙도서관과 학생회관사이의 공간은 광장이 조성되기 때문에 위 프로젝트는 이미 폐기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러한 고통은 신축된 경영관이 존재하는 한 수십년을 넘어 수백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현 용재관 부지에 신경영관 신축으로 얻는 이익보다 잃게 되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경영관을 신축하는 것은 불가할 수 밖에 없다. 경영관을 원래 신축하기로 했던 현 상경대학 옆의 목공소 부지가 있으므로 경영대학이 용재관 자리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경영관 신축에 대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몇 년 뒤, 일간신문에는 대학이 학생을 상대로 발레파킹서비스를 해주는 돈벌이 현장을 고발하는 가십기사가 실릴지도 모르겠다. 대학이 발레파킹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사업을 하는 획기적인 마켓팅체험교육현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반값등록금 등 정치적인 문제로 대학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주차대행료 수입까지 챙긴다는 비난을 받을 품위없는 캠퍼스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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