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 in 요맘때 5화
황금연휴는 가고, 꼼짝없이 과제의 노예가 되어 가네요. 연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밀려드는 과제와 시험, 조모임까지.
나는 왜 수강신청에 실패해서 듣고 싶지도 않았던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하필 과제 많기로 유명한 교수님의 수업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지, 조모임 과제할 때 그냥 타려고 드는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은지, 다른 조들은 다 잘 되어 가고 있다고 하던데. 같이 모여 밥도 한번 먹었다고 하는데. 동창들 못 본지도 오래됐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과제를 시작하려고 하면 눈에 들어오지 않죠. 연예기사 한번 클릭했다가, 친구 미니홈피 들렀다가, 사고 싶었던 신발 검색하고..
해야 할 게 많을수록 의욕은 사라지고 중요한일 일수록 미루게 되잖아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게 되요. 책 한권 읽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그래도 과제를 다시 시작합시다. 그대로 버리면 엄마한테 미안하니까.
[뉴욕 다이어리/제환정 지음/시공]
사실 이 책 때문에 이번 주제를 택했습니다. 저번학기에 절 과제로부터 도피하게 한 장본인이거든요. 과제를 미룰 때까지 미루다가 다시 붙잡고, 손에 잡히지 않아서 중도로 도피했어요. (도피라는 말이 적당하기 그지없네요) 아무거나 둘러보고 다시 가서 과제를 하자, 하는 찰나에 제 눈에 들어왔던 '기행 코너.' 나라별로 차곡차곡 쌓여있던 책들을 보고 들었던 생각은 1 떠나고 싶다. 2 억울한데 이거라도 읽자.
둘러보다가 뉴욕 코너로 갔습니다. 저는 동아시아를 벗어난 적이 없거든요. 미국을 경험한 건 무한도전과 친구들의 교환학생 소식 정도였죠. 들어온 건 많지만 경험한 게 없으니 궁금할 수밖에 없고, 진짜 괜찮은 책을 한권 골라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래저래 살펴본 뒤 선택한 책입니다. [뉴욕 다이어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DIARY IN NewYork입니다. 그냥 살면서 뉴욕에서 쓴 다이어리. 잠깐 여행하며 쓴 기행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뉴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깨질지도 몰라요. 더러운 메트로와 비싼 집세, 뉴욕의 거지들까지 전부 소개하니까요. 살짝 엿듣기만 했던 '뉴욕 ~다더라, ~카더라.'들을 전부 소개합니다. 교통비가 비싸다는 말은 들었는데, 이정도야? 고양이만한 쥐가 진짜 있다고? 다소 충격적인 내용도 많지만, 역시 뉴요커와 타임스퀘어 앞에서 전부 용서 됩니다. 도피하기 위한 책, [뉴욕다이어리]입니다.
[내 삶에 한번쯤은 걷는 기쁨/신혜정 지음/플럼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