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에서 성소수자로 살아남기 #5

연세인의 인터넷 커뮤니티 세연넷(http://www.seiyon.net)은 컴투게더가 학우와 ‘비대면’ 접촉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입니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뒷일’이 너무나 무서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죠. 어쨌건, 학내 중앙동아리이자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유일한 단체로써 컴투게더는 학우와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일이 ‘세연넷’을 통한 대화. 지난 1월 세연넷 측의 배려로 회원 개인의 신상 노출이 될 수 있는 ID가 아닌 동아리 공식 ID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세연넷 익명게시판과 자유게시판, 홍보게시판을 통해 컴투게더의 활동과 의견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과정을 통해 수많은 학우 분들께서 전해준 소중한 의견을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때로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때로는 너무나 힘이 되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번 주부터 3주간 3회에 걸쳐, 여러분께 그 이야기를 ‘여과 없이’ 보여드리려 합니다.

▲ 지난 1월 7일부터 시작된 '학우와의 대화', 주로 컴투게더의 소식을 전하거나, 컴투게더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1) 과연 학우들은 무엇을 궁금해할까?
아마도 컴투게더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학우 분들도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도대체 다른 학우들은 컴투게더의 무엇을 궁금해 할까? 지금부터 몇몇 인상 깊었던 댓글들을 읽어 보며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장 처음 들어온 댓글입니다. 모두가 예상하셨겠지만, 컴투게더의 글에는 유난히 장난스러운 글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거부감에서 기인한 희롱(?)의 목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세연넷의 랭킹 상위 50위권을 놓치고 있지 않을 만큼 뛰어난 잉여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이런 댓글에는 이제 상처받지 않습니다.



‘박타다’라는 단어는 성관계의 속어입니다. 하하. 제가 여러 번 글을 쓰면서 수많은 황당한 댓글에 답변을 했지만, 정말 이 댓글은 뭐라고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여러분들 중 몇몇분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대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입니다. 우리는 성적 소수자, 즉 성적인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락’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한데 모이면 다 같이 성관계를 갖나요? 그게 절대 아니듯, 우리도 같은 취향을 공유하고 같은 취미를 만들며, 서로의 아픔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동아리일 뿐입니다.



우리 동아리에서 가장 많이 받는 오해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본 동아리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실명을 이용하면 아웃팅(원치 않게 정체성이 외부에 드러나는 일)의 우려가 있기에 단순히 저의 신분을 숨기고자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인 샤이니의 ‘민호’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간혹 일부 ‘성(姓)’을 거부하는 여성주의 단체와 본 동아리의 기조가 같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본 동아리는 여성주의 단체, 노동권 단체와 는 연관이 없는 ‘성소수자’ 동아리입니다. (덧붙이자면, 지난 선거기간에 총여학생회 연세好 선본의 실언에 대한 질책의 대자보를 붙인 적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성’에 관한 잘못된 개념을 공식석상에서 발언한 해당 선본에 대한 질책이지, 다른 선본(Questioning)에 대한 지지의 의미는 아닙니다. 본 동아리는 특정 선본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의 가볍거나 또는 오해에서 비롯된 댓글이 있는 반면, 몇몇 댓글은 본 동아리의 일원으로써 깊게 생각해봐야 할 정말 중요한 시사점을 남겨주신 댓글들도 있었습니다.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이고, 이 분들의 의견 중 일부는 실제 본 동아리 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루어진 바 있습니다. 그 중 하나 보겠습니다.



물론 이 댓글은 다소 오해에서 비롯된 댓글입니다. 본 동아리는 성소수자 동아리로써, 동성애자(게이, 레즈비언) 뿐 만 아니라 양성애자(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무성애자 등 대부분의 성소수자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그럼 ‘CD(크로스드레서)’, ‘SM(새디스트, 매조키스트)’는 본 동아리의 대상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분들 역시 성적 취향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길 바라실 수도 있을텐데요. 한 학우분이 남겨주신 이야기가, 본 동아리에게 지금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큰 변화의 물꼬를 틀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안은 계속해서 동아리 회의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왜 학생들과 이야기하려 하지?’ 라는 의문에 대한 답변을 위 코멘트를 함께 읽어보며 드리려 합니다. 컴투게더는 그동안 성소수자 동아리라는 특수성 때문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동아리’라던가, ‘학내 성소수자의 인권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동아리’ 라는 폄하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물론 저희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학우들에게 와닿는데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학내 성소수자와 모든 학생들이 서로 ‘차별’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편안한 친구로서 함께 하기를 소망하여 시작되는 ‘2011 컴투게더 학우와의 소통 운동!’입니다. 연두 연재 역시 같은 맥락이구요. 앞으로도 컴투게더는 세연넷이나 연두와 같은 ‘연세인이 함께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려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이 동아리를 바꾸고, 학교를 바꾸며, 우리 나라를 바꿀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 하나 여러분들의 의견은 소중히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2편에서 계속)

→ 연세인에게 컴투게더의 길을 묻다 (2)에서는 세연넷에서 3월 27일에 진행된 ‘컴투게더에 관한 인식 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대담 형식으로 여러분께 보고드리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세연넷 ‘컴투게더 설문조사’ 당첨자
전산추첨에 의해 공정하게 선정하였습니다. 당첨되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리며, 당첨자께서는 come__together@hanmail.net 으로 휴대폰 번호를 남겨주시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사회과학대학 jis****@naver.com
공과대학 wanderw****@hanmail.net
공과대학 buzzeff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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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게더 come__togeth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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