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혁신만이 희망을 변주할 수 있다!

"Yes, they do see the end of print! That pink broadsheet has such fond memories for so many people … they will certainly pull back – in fact, they’re already pulling back."
(그들은 종이신문이 이제 끝났음을 알고 있습니다! 살구색의 종이는 이제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만 남겨질 것입니다. 그들은 종이신문 사업에서 철수할 것입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미 철수중입니다.)


위는 영국의 유력지 「파이낸셜 타임즈」* 모기업인 피어슨사의 솔로몬 이사가 지난 2010년 5월에 발표한 내용이다. 이들은 종이신문에는 더 이상 미래가 없음을 인정하고 종이신문 산업에서 손을 완전히 떼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뉴욕 타임즈」의 CEO인 아서 슐츠버거도 “5년 안에 「뉴욕 타임즈」의 인쇄를 멈출 것”이라 말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종이신문의 쇠락은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미디어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종이신문의 가구당 구독률은 지난 2001년 51.3%에서 2010년 29%로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2011년 현재 종이신문의 하루 평균 열독시간은 15분으로, 텔레비전 153분, 인터넷 68분의 결과와 크게 대조된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한가롭게 앉아서 종이신문을 읽지 않게 된 셈이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고급 정보를 다루는 세계적인 경제언론으로서, 높은 소득수준과 지불의사를 가지고 있는 30대 이상의 독자층을 지니고 있는 영향력 있는 신문이다.


스마트 혁명에 대처하는 언론의 자세


 

 



지난 2009년 11월, 애플사의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된 이후 삼성을 비롯한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앞다투어 스마트폰 모델을 선보였다. 더불어 메이저 신문사들은 저마다 신속하게 뉴스 어플리케이션(아래 뉴스어플) 개발에 착수했다. 어플리케이션 제작에 드는 비용은 수천만원을 호가하지만, 스마트폰의 확산 속도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디지털 미디어 패러다임의 화룡점정’이라 불리는 태블릿PC의 보급은 스마트 혁명의 불꽃에 부채질을 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스마트폰 뉴스어플은 세계 최초로 종이신문 판형 그대로 볼 수 있는 ‘스마트 뉴스페이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신문 구독자에게만 무료로 제공되고, 비구독자는 월 2천원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7일에는 아이패드 뉴스어플 또한 출시됐다. 아이패드라는 기기의 특수성과 사용자의 특징적인 속성을 면밀히 분석해 개발한 아이패드 뉴스어플은 사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조선일보」 아이패드 뉴스어플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방식의 템플릿*을 통해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신문이 시간대에 따라 더 중요하고, 더 흥미로운 의제를 독자들에게 던질 수 있도록 메인 편집 및 구성이 하루 세 차례 이상 바뀐다. 동영상이나 새로운 구도의 사진 등 종이신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콘텐츠도 열람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조선일보 아이패드 뉴스어플

 



「조선일보」 산업부 이인묵 기자는 “독자 개인이 원하고, 또 필요로하는 형태로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사용자 선택 폭을 최대한으로 배려했다”며 「조선일보」 아이패드 뉴스어플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태블릿PC가 뉴스 열람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장비임에도, 아직까지는 소수 언론사만 태블릿PC용 뉴스어플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사의 아이패드 유저 원창희(경영·07)씨는 “이동성과 고정성을 모두 갖춘 태블릿PC의 특성이 뉴스를 읽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앞으로 보다 다양한 언론사의 아이패드 뉴스어플이 출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의 경우, 비교적 이르게 스마트폰용 뉴스어플을 출시했지만 아직 태블릿PC용 뉴스어플은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박래용 편집장은 “현재 국내 및 해외 언론사들의 모델을 분석해 최종기획안을 완료했다”며 “국내의 태블릿PC 보급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아 출시시기를 언제쯤으로 할지 조율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템플릿(template): 어떤 도식이나 서식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본 골격


언론사 SNS, 득인가 실인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 열풍은, 언론사에도 예외가 아니다. 앱 개발과 같이 고비용이 소요되는 일이 아니기에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SNS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뉴스 사이트와 각종 SNS를 연동하는 것은 물론, 독자적인 계정을 만들어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트위터를 통해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이 있다. 단, 이렇게 만들어진 언론사 트위터를 통해 단순히 뉴스피드*의 기능만을 수행할 것인지 독자와의 쌍방향 소통 기능 또한 수행할 것인지는 언론사별로 차이가 있다.
현재 4천6백73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조선일보」 공식 트위터의 경우, 단순히 뉴스를 공급하는 기능만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계정 관리도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기계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같은 「조선일보」의 트위터라도 ‘위클리비즈’ 섹션의 트위터는 뉴스 공급 이외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조하고 독자와 소통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에 “주말 섹션이라는 특수성과 타겟이 되는 독자층의 성향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이 기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위클리비즈 트위터계정은 6천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정의 관리는 위클리비즈팀 기자들이 전담하고 있다.

 

 

▲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의 트위터 타임라인

 


한편, 「경향신문」 공식 트위터의 경우 뉴스피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뉴스 이외의 이야기를 주제로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덕분에 현재 「경향신문」 트위터의 팔로워 숫자는 1만 8천2백6명으로,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루 평균 1백명 정도의 팔로워가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향신문」 디지털뉴스국 박 편집장은 “독자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는 쌍방향 소통의 모습이 언론사가 SNS를 사용하는 주된 목적이라 생각한다”며 “따라서 독자들의 반응과 질문에 최대한 실시간으로 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공식 트위터의 관리는 사내 디지털뉴스편집국에 소속된 ‘인터랙티브팀’이 전담하고 있다. 박 편집장은 “트위터를 통해 뉴스 사이트로 유입되는 독자의 수는 전체 가운데 1% 정도로 미미하나 이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큰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트위터를 통해 뉴스 사이트로 독자를 끌어오는 목적보다도 독자와의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더 중요하게 보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여론도 존재한다. 언론사의 공식 트위터가 대화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 뉴스 공급 채널과 홍보 채널이 서로 섞이는데, 이 경우 뉴스 공급의 기능만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자는 “여타 기업의 트위터와 달리 신문사의 트위터는 홍보보다 뉴스 공급의 역할에 주력해야하므로 소셜네트워킹 기능은 다른 수단을 통해 분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스피드: 투고된 뉴스의 내용을 한 뉴스 서버에서 다른 뉴스 서버로 전달하는 것. 이렇게 함으로써 인터넷상에 있는 많은 뉴스 서버 상호 간에 기사가 교환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 팔로워 숫자: 2011년 3월 25일 기준


‘원 소스 멀티 유즈’로의 변화


미디어 변화는 어떤 의미에서 뉴스 생산자들에게는 반가운 이야기다. 종전까지 기자는 단순히 독자에게 기사만 전하는 일방향적 구조에서 탈피해 SNS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쌍방향 소통구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의 기사가 종이신문으로, 인터넷 신문으로, SNS로 다양한 경로를 타고 재생산되기도 한다.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언론사의 입장에서 뉴스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이 증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즐거운 일이다. 기존의 것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자신있게 부딪치는 신문만이 비로소 새로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종이신문이지 저널리즘이 아니다. 진작 예고된 뉴스 미디어 시장의 격변은 이미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통매체가 지금까지의 철학과 인식, 비즈니스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천양지차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격변의 시기 한 가운데서, 결국에는 새로운 뉴스와 플랫폼을 충분히 경험하는 언론만이 뉴스의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열쇠를 거머쥐게 될 것이다. 이제 닫힌 창문을 열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독자에게 소리쳐야 할 때다. 뉴미디어와 함께, 그리고 독자와 함께 생산하는 뉴스가 얼마나 값진가를.



이수현 기자 not_alone@yonsei.ac.kr 
자료사진 onlinejournalism.co.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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