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향기를 내뿜는 파란 그들, 우리대학교 럭비부 스타플레이어 이의규, 박종열 선수를 만나다

마지막 5분마저 초조하게 만드는 경기가 있다. 사나이의 향기가 연고전의 함성과 하나 되는 경기, 바로 럭비다. 이번 Y-Sports에서는 최근 7승 1무 1패의 완벽한 전력을 자랑하는 럭비 선수들을 만났다. 우리대학교 럭비부 김도현 감독이 꼽은 두 명의 스타플레이어, 이의규 선수(체교·07, FB·15)와 박종열 선수(스포츠레저·09, Prop·3)가 그들이다.

평범한 대학 생활이 그리울 때

김 감독은 “이의규의 킥에 따라 그 경기가 좌우 된다”고 할 만큼 이 선수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 선수는 “감독과 팀, 그리고 연세를 대표하는 만큼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실력만 가지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 답했다.

럭비 선수로서 4년의 대학생활은 다른 평범한 학생들과는 다를 터였다. 이 선수는 “마치 운동만 하러 대학 온 것 같을 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선수가 정말로 안타까워 하는 것은 럭비 선진국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우리 럭비팀의 상황이었다. 그가 1학년 전지훈련 당시에 했던 뉴질랜드 클럽팀과의 경기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는 “체력이든 플레이든 모든 것이 쳐졌다”며 “어느 순간 우리 팀 스스로가 참지 못해, 경기가 끝나고 팀 내에 분란도 생겨 선생님께 한참을 혼났다”고 말했다.

최연소 국가대표로서, 무작정 뛰다

박종열 선수는 우리팀 제갈빈 선수와 함께 만 19세에 최연소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인재다. 그의 이야기는 럭비 한일전을 다룬 지난 5월 16일 KBS 1TV ‘다큐멘터리 3일’을 통해 소개됐다. 박 선수는 그 당시를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박 선수는 “대부분 서른 살, 적어도 스물 여덟은 되는 선수들과 뛰었다”며 “실수는 곧 나는 물론, 연세와 우리 선배들의 앞길 까지 막는다고 생각했기에 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비록 일본의 용병 앞에 무릎을 꿇기는 했지만, 박 선수는 오히려 당당했다. 그는 “순수 일본인들과 시합하면 우리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연고전, 반드시 이깁니다

고려대 팀의 라이벌이 누군지 물었다. 박 선수는 “나에게 라이벌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백스의 순간 스피드만 조심하면 될 것 이라고 답했다. 이 선수는 고려대 김현수 선수(체교·07, FW·8)를 라이벌로 꼽았다. 김 선수가 대표팀 경험도 있으면서 동시에 파워까지 막강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선수는 “김 선수만 막으면 경기는 쉽게 즐기면서 풀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혹자는 우리 럭비팀을 ‘여리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눈빛과 열정은 결코 여리지 않았다. 여림 뒤에 감춰져 있던 날개짓으로 날아오를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이민주 기자 mstylestar@yonsei.ac.kr
사진 김민경 기자 penny910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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