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이 부푼 마음을 안고 우리대학교에 입학하며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파란옷을 입고 즐길 우리대학교의 축제일 것이다.
계절의 여왕 5월, 우리대학교에서는 매년 창립기념식과 더불어 ‘무악대동제(아래 대동제)’를 연다. 올해에도 지난 11일부터 3일간 ‘5월의 신청곡’이라는 슬로건아래 학내 여러 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대동제의 예전 모습은 어떨까? 대동제의 역사를 짚어보자.

처음부터 우리대학교 축제가 지금처럼 대동제라는 이름으로 성대하게 열린 것은 아니었다.

지난 1957년부터 61년까지는 창립기념일을 ‘모교일’로 정해 동문들의 회고담을 듣는 학교행사를 열었고 여학생처가 주관한 ‘연세의 여왕 대관식’ 및 체육대회를 중심으로 각 단과대별 특별경연대회, 무용, 촌극, 음악 공연을 진행했다.

1962년부터는 ‘무악제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행사가 치러졌는데, 1960년 4.19당시 발족한 총학생회가 주축이 돼 연극공연, 촌극경연대회, 백양제전, 장병위문 공개방송 등을 마련했다고 한다.
1963년에는 마라톤과 포크댄스 가장행렬 등장했으며, 축제의 백미로 꼽히던 ‘여왕 대관식’에 대한 논쟁이 일게 된다. 이후 여왕선출과정에서의 잡음에 따라 대관식을 중지시키기도 했다.

축제에 오락위주의 백양제와 학술제가 등장한 것은 1964년부터다.

그 뒤 1967년부터 ‘학술의 향연’이라는 이름으로 학술제가 강연회와 발표회 형식을 통해 자리 잡는다.
1968년부터는 오락행사, 외부인위주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있던 5월의 여왕 대관식을 폐지하기에 이른다.
1970년대는 ‘무악축전’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체계적인 행사의 짜임새를 갖춘다. 각종 강연회와 토론회를 포함하는 ‘학술제’가 가장 주된 프로그램이었으며 사진, 작품 전시회, 합창, 단과대별 연극, 음악공연으로 이뤄진 ‘예술제’, 서클대항 체육대회, 축제 마라톤을 진행하는 ‘체육제’, ‘숲속의 향연’, ‘세계민속무도회’, ‘밤의 향연’ 등으로 구성된 ‘백양제’가 있었다.

 


축제가 자리잡혀가면서 학생들의 관심은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백양제와 예술제에만 쏠리는 경향이 두드려졌고 이는 70년대 말 ‘축제회의론’에 이르게 된다.

1987년이 되어서야 지금의 이름인 ‘무악대동제’라는 명칭으로 바뀐다. ‘민중문화를 통한 단결의 장’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로 70년대 말부터 80년대에 꾸준히 강조됐던 향락적 축제를 지양하고 모두가 단결하자는 뜻을 내포한 듯하다.

무악제전, 무악축전, 대동제가 진행되지 못한 해는 1960년, 80년, 82년, 86년이었다.

60년은 4.19 직후 혼란한 상황으로 축제를 진행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으며,
70년대 말 대두된 축제회의론 이후 계속해서 의도와 다르게 흘러버리는 향락성에 축제 거부의 움직임을 낳았다.
이것이 80년대로 이어지면서 1980년, 사회 혼란 속에서 민주화를 갈망하던 학생들이 무악축전을 대신해 ‘민주화대행진’을 벌이고 공개토론회, 초청강연회 등을 열었다.
1982년에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축제개혁론’으로 대안이 나왔으나 학교 측의 반대로 축제가 열리지 못했으며1986년에도 80년대의 분위기에 맞춰 향락적으로 흐르는 축제를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다.



90년대 이후로는 현재의 대동제와 흡사한 형태다.

지금까지 축제에서 진행됐던 이색적인 프로그램으로는
1977년 처음 마련된 ‘부모님 초대파티’가 있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좌석마련을 위해 진행이 지연되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하는데, 대학축제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부모님 초대파티는 장기자랑, ‘부모님과 함께 춤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시종 흥겨운 자리가 마련됐다. 

1990년 대동제에는 ‘민중 혼례’라는 독특한 행사가 진행됐다. 총여학생회의 기획으로 치워진 이 혼례는 신랑 김영수(물리·82)와 신부 김미경(인천나눔의집 교사)의 실제 결혼식이었다. 많은 하객과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의 발길을 묶어놓았던 이 민중 혼례식에서 많은 학우들이 열렬한 박수를 보내 시작하는 한 쌍을 축하했다.


이외에도 ‘하숙집 아주머니 노래경연대회’, ‘서대문구 전경과 복학생들의 체육대회’등 재미있는 행사들로 모두의 ‘대동’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김혜진 기자 2every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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