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를 읽고]

이번 주 「연세춘추」는 대체로 무난했다. 보도면은 우리대학교 125주년 행사를 차분한 어투로 잘 정리해줬고, 원주캠 소외에 대한 기획취재면의 기사도 읽기에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학술면과 문화면의 크나큰 차이에 있었다.

학술면은 이번 호에 CG에 대한 이야기와 사회과학 학회 '아펠'에 대한 기사로 채워졌다. 그러나 CG의 경우 기자가 과연 이 분야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는지 의문이 든다. CG의 경우 굉장히 전문적이고 학술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기사였으나 기사를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의 멘트나 직접 CG를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전혀 담겨있지 않아 이것이 과연 기사인지 보고서인지 헷갈렸다. 한편, 학회탐방 기사의 경우 이 학회가 어떤 학회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기사를 읽는 내내 "어떤 학회인데 이런 주제로 토론을 하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즉, 기사가 읽는 독자를 생각하지 못하고 오직 작성자의 시선에서만 머물러 있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문화면의 경우 음악코디네이터 기사와 신림동 고시촌을 다룬 기사로 채워졌는데 충분히 난해하고 식상한 서술방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취재원들의 멘트와 독자를 배려하는 세심한 처리 등을 통해 이를 말끔히 없애줬다. 물론, 두 기사 모두 완벽한 기사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학술면에 비해 확실히 기사의 질이 좋아 보인 것은 사실이다.

문화면과 학술면은 상반된 느낌을 가지는 면 같아 보이지만 동시에 상당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면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 신문에서 가장 많이 대비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학술면의 기사가 이번 호와 같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서술방식이나 부족한 취재원 확보를 그대로 안고 간다면 그렇지 않아도 위기에 맞닥뜨린 대학언론에서 학술면의 입지를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세춘추」학술면의 진정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김광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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