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

2008년 가을, 나는 「연세춘추」 수습기자에 지원하기 전날 제1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차 통과곡 ‘희미하지만 눈부신’이라는 제목을 가진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당시의 난 단지 가사의 숨은 뜻보다 그 자체에 집착했으며, 단지 멜로디가 좋아 반복했다.

이후 이곳 「연세춘추」에 몸을 담은 지 벌써 4학기 째가 됐다. 수습기자, 부기자, 정기자 생활을 거쳐 취재2부장으로서 선배부장들이 해오던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따뜻하던 날, “연세춘추 기자활동이 얼마나 재밌나요?” 한 남학생이 편집국 문을 열고 들어와 나에게 물었다. 문득 나는 1년 반 전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초심’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됐다.

내 주위의 많은 것들이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가깝게는 지난 2년 간 원주캠 총학생회를 이끈 22·23대<延愛>총학생회의 주인이 바뀌었다. 학생권을 표방했던 두 개의 <延愛>총학생회는 2008, 2009년 동안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 신촌캠 총학생회 역시 45·46대<36.5>총학생회가 학생권을 지향했고 학생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0년에는 양 캠퍼스 총학생회가 전대 총학생회와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다른 노선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내세운 공약이 단지 학생들의 표를 더 얻기 위함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또한 선거운동본부 때의 초심을 바탕으로 2010 연세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또한 지난 3일 국제캠이 개교했다. 국제캠은 글로벌 캠퍼스라는 명목 하에 2005년 말부터 개교에 대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 캠퍼스라는 명목으로 인해 UIC 이전이 확정됐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 국제캠을 만들겠다는 초심으로 인해 학생과 학교, 지역과 학교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면 그 충돌은 올바른 것이다.

사실 「연세춘추」 수습기자에 지원할 당시 어떤 생각들이 교차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 한 가지는 연세사회에 돌을 던져보고 싶다는 눈부신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즉, 초심을 쉽게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목표도 서로 다르다.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자신의 일이 지친다면 희미하지만 눈부신 초심을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추상훈 취재2부장 wansona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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