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측 사과문 발표, 총학·총여는 비대위 구성해

우리대학교 커뮤니티 ‘세연넷(http://www.seiyon.net)’에 ‘비공식 수시 클럽의 정기모임(아래 정모)’ 뒷풀이에서 ‘09학번 선배가 10학번 후배들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문제의 글이 게시된 후 추측성 글과 가해 학생을 비난하는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가해 학생의 신상정보에 대한 글들도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뒤이어 25일 새벽에는 가해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모두 시인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해당 클럽에 올렸지만, 논란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모를 주최한 클럽의 운영진은 해당 클럽에 피해 학생들과 공동으로 작성한 의견 표명서를 올린 상태이며, 피해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그들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중이다. 해당 클럽 관계자는 “사건 해결을 위해 총학생회(아래 총학), 총여학생회(아래 총여) 측에 피해 학생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며 “앞으로 대응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총학 및 총여는 지난 25일 ‘세연넷’과 해당 클럽을 통해 공식입장을 나타내는 문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현재 총학, 총여, 성폭력 상담실 등이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를 구성해 사건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커뮤니티나 언론에 사건이 무분별하게 퍼져 피해 학생들에 대한 2차가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결될 때까지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총여는 “광의의 성폭력은 매우 넓은 개념인데 가해 학생은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가해 학생이 올린 2차 사과문을 비판했다.

사건이 인터넷 커뮤니티 여러 곳에 퍼진 뒤 지난 24일에는 인터넷 일간지와 방송뉴스에 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리는 등 학교 명예가 실추될 정도로 사건이 퍼져나갔다. 이에 학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아직은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며 사건의 전말이 정확히 밝혀진 후에 징계위원회를 꾸리는 등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져나가 ‘사실이 왜곡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실제로 사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단시간에 많은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사건이 왜곡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문제가 된 클럽의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건이 퍼지면서 지나치게 부풀려진 면도 있는 것 같다”며 “가해 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 김희민 기자   ziull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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