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이제 계절은 짧았던 가을을 지나 겨울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학내는 추운 날씨와는 반대로 ‘선거’라는 11월의 축제를 통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08년, 2개의 선본이 출마해 다소 싱겁게 끝나버린 선거와 달리 이번은 무려 6개의 선본이 출마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여러 선본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본이 있다. 이름부터 힘찬 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는 ‘신바람 선본’이 바로 그들이다. 연세의 ‘신(新)바람’을 일으키고자 하는 그들의 하루를 담아봤다.

 


남들보다 더 일찍

 

 

 

AM 8:00 - 선거 유세의 시작은 아침 등굣길에 펼쳐지는 정문 유세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정문에 막 도착했을 즈음 이미 정문에는 분홍색 후드티를 입은 신바람 선본원들이 홍보 판넬을 들고 추위에 종종거리면서 “안녕하세요~!, 신바람 선본입니다”를 외치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많아야 7~8명을 예상하고 왔으나 15명이 넘는 사람들이 분홍색 티와 함께 일렬 종대로 서 있었다.
정후보 강한철(스포츠레저ㆍ05)씨에게 인사를 건네려고 다가가니 넉살 좋은 모습으로 “신바람 선본 정후보 강한철입니다. 기억해 주십시오”라며 리플렛을 건넨다.

이젠 선거운동도 신바람이 필요합니다

 

 

 

PM 12:00 - 학관 앞에 때 아닌 프로야구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니 평소 익숙한 이름들 대신 신바람이란 단어가 반복됐다.
“빰빰빠빠 빠빠빠 빰빰 빠빠빠, 신바람!”
학관 계단 아래서 연신 들리는 선본원들의 목소리에 지나가던 학생인 김지훈(전기전자ㆍ06)씨는 “다른 선본들과 다르게 볼거리가 많아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PM 1:00 - 계단 율동 유세를 마친 선본원들을 따라 선거 본부로 찾아갔다. 선거 본부는 체육관 안에 조그마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오후 한 시가 넘었음에도 끼니를 챙기는 것을 보지 못해 선본원 한 명에게 물었다.


 

“저기, 식사는 안 하시나요?”
“아, 기자님 배고프신가봐요”
“아.. 아니요. 아무도 식사를 안 하시길래요”
“저기 식사있어요”
하며 책상 위에 있는 토스트 봉지와 배달 도시락 통을 가리켰다. 선거 운동 유일한 휴식 시간인 식사 시간에도 신바람 선본원들과 정ㆍ후보는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거나 그마저도 거른 채 선거 운동에 매진하고 있었다.


PM 2:00 - 정ㆍ부후보가 학내 곳곳을 돌며 홍보에 나섰다. 지나가던 사람 하나 하나를 붙잡고 리플렛을 나눠주며 신바람을 홍보했다. 강 정후보는 “늦게 선거 운동을 시작한만큼 배로 열심히 뛰어줘야 해요”라며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학생들이 보이면 달려가서 자신을 홍보했다. 

 

 

 

PM 3:00 - 강 정후보가 선거 본부 안으로 들어왔다.
“아~ 춥네. 다들 밥은 묵었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함께 선본원들을 챙긴 후에야 구석에 남아있던 도시락 하나를 챙겨들어 선거 본부 밖으로 나갔다. 그는 밖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PM 4:00 -  부후보 성지혜(경영·03)씨를 따라 과학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하필 찾아간 시간이 수업들이 시작하고 시작한 수업들도 소규모로 이뤄지는 수업들 뿐이었다.


“아.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없지”하며 울상이 된 이부후보는 “차라리 과학관 로비에서 홍보할까?”라는 한 마디를 남긴 뒤 로비로 달려갔다. 숨을 헐떡이며 과학관 로비로 달려가 보니 이미 아까의 울상이던 표정은 온데 간데 없이 연신 싱글벙글하며 리플렛을 배부하고 있는 부후보의 모습이 보였다.

 


하교 유세

 

 

PM 5:00 - 하루가 저물어 감에 따라 선거 유세도 하루 중 가장 막바지로 치닫는 때가 바로 하교 유세 시간이다. 이때는 모든 선본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서로를 비교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선본원들은 결의를 다지며 출발한다.
“마지막이니깐 더 열심히 하자”
“네~!”
정문에 도착하고 신바람 선본원들은 정문 앞에 일렬로 서서 전에 열심히 맞춰봤던 구호를 외친다.
“신바람, 신바람”
“안녕하세요. 신바람 선본입니다”
“강한철, 성지혜”

 

신바람 선본의 하루를 밀착 취재하면서 물론 그들을 전부 다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난 우직하게 할 때 해야하는 사람’이라는 강 정후보의 발처럼 활기차고 힘찼던 선본이란 느낌을 받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비록 활발했던 선본을 따라다니다가 추운 날씨 때문에 기자의 살이 터 피가 나기는 했지만.)
이제 선거 기간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연세인의 바람이 우리의 바람이라는 신바람 선본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선거 개표일인 27일을 기다려본다.

 

 

<선본원 인터뷰>

 

   
은창오(컴정공ㆍ09)씨와 전국환(컴정공ㆍ09)씨.

 

 

Q. 어떤 계기로 신바람 선본에 참여하게 됐나
A. 은- 강 정후보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평소에도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었고,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신다는 소리를 듣고 먼저 나서서 하겠다고 했다.
전 - 기숙사 룸메이트로 처음에 만났었다. 평소에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 인연으로 선본에 참여하게 됐다.

Q. 다른 선본에 비해 신바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면?
A. 은,전 - 정후보가 체육대 출신인 점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선본들에 비해 조직력이 좋다. 그 원인으로는 정ㆍ부후보 모두 겸손할 줄 아는 사람들이고 선본원들을 가족처럼 아껴준다. 그런 점이 우리 선본의 조직력을 높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Q. 앞으로 선거가 일주일 정도 남았다. 결과를 예상하자면?
A. 모두 - 앞으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 정ㆍ부후보 모두 학교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으니 꼭 총학생회로 선출됐으면 좋겠다.

 


이종호 기자 phillie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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