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월드비전 한비야 팀장은 세계를 돌며 자신이 만난 사람 중 가장 멋있는 사람은 “왜 봉사를 하냐”는 질문에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에”라고 답한 한 의사였다고 했다. ‘안정적’, ‘고연봉’ 직업을 위해 끊임없이 스펙 경쟁을 하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3학기째 「연세춘추」 기자로 활동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값진 경험은, 바로 그런 ‘가슴 뛰는’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었다.
사전 한 권을 편찬하기 위해 수년 동안 작업과 수정을 거듭하는 사전편찬 연구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등학생들 앞에서 연극을 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평생을 여성시와 사랑시에 바친 여류시인, 책으로 빼곡한 서재에서 원고지 위에 잘 깎은 연필로 장편소설을 써내려가던 소설가, 구세대 음악가와 신세대 음악가가 함께 노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던 PD, 취재하는 나에게 “춤추고 싶지 않냐”고 묻던 음악대학 교수님….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눈은 그를 바라보는 사람마저 힘이 날 정도로 빛이 난다. 나의 첫 기사였던 지난 「연두」 79호 ‘만나고 싶었습니다’를 쓰기 위해 인터뷰를 한 사람은 우리대학교 김우식 명예교수(공과대?화학공학)였다. 김 교수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해 홀로 우리대학교에 입학 후 어울릴 친구가 없어서 휴학까지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연세춘추」 기자 생활 후 우리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를 거쳐 총장, 대통령 비서실장, 과학기술부 장관 겸 부총리까지 지내게 됐다.
그런 김 교수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바로 ‘시간의 귀함’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막상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돌아보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연세춘추」에서의 기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지금, 그들처럼 빛나는 눈빛을 갖기 위해 나는 오늘도 그들의 치열하고 열정적인 이야기를 신문에 담는다.

학술부 문해인 기자 fade_away@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