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보면서 진정한 이 시대의 ‘혁명적 가치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혁명적 가치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나눠볼까 한다. 혁명적인 가치관을 꿈꾸며 필자는 기독교 신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하나님 나라의 혁명적 가치관은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고 ‘자기를 낮추는 것’ 이상의 무엇. 즉, ‘죽기까지 복종하는’것을 의미한다. (전적으로 필자의 의견이지만) 필연적으로 이것은 사랑과 연결되며, 오늘날 인간들이 선택한 모든 방식의 사회 구조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이 세상에서 죽기까지 복종을 하겠으며, 죽기까지 사랑을 하겠으며,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질 수 있겠는가. 누가 그 마음을 품을 수 있겠는가. 이는 누가 진정으로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한 영혼을 섬길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개혁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완전히 뒤집어지고, 완전히 뒤바뀌는 무엇, 혁명적 가치관 이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다. 현 시대에서는 이 ‘혁명적 가치관’이 대단히 구식처럼 들릴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The winner takes it all'의 시대가 아닌가.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잘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세대 내 갈등,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간단히 우리 사회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스펙', '무한경쟁'이 대표적인 모습이 아니겠는가? 돈 잘 벌면 그만인 세상. 무엇을 하던지 '돈'이 우선시 되는 사회. 나 하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되던지 상관없는 약육강식의 사회진화론이 판치고 있는 사회. 이런 한국 사회에서 '사랑'을 외친다는 것이 미친 짓이다. 이 시대, 이 문화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것이 옳은 길인지, 죽음의 길로 가고 있는지 판단해보고 계수해보지도 않은 채, 이미 경쟁과 승자 독식의 문화로 휩쓸려 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사랑에 대한 낭만은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한겨레 21에서는 ‘88만원 세대들은 짝 사랑을 잃어버렸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만큼 이 세상에 치이고, 이 문화에 치이면서 자연스럽게 청년 세대들이 사랑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 다. 그 사랑과 낭만 대신에 성공에 대한 욕심과 경쟁에 대한 마음만 생겨나고 있다. 스펙 쌓기에 바쁘고 이력서에 한 줄 더 쓰기 위한 투쟁 아닌 투쟁이 대학 문화에 가득하다. 하지만 그렇게 투쟁하고 경쟁에서 승리하면 그 다음은? 부디 명랑하게 한번 잘 생각해보시라. 이미 이 시대는 이기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며, 서로를 짓밟아야 한다는 것에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서로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사랑이라는 단어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서나 존재하는, 국어사전에만 있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이미 이 시대는 사랑을 잃었다. 진정한 사랑을 말이다. 지금 사랑하시라 결국 “왜 우리가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가?”를 밝혀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결국 다르게 이야기를 하면 '사랑하기 위해서 잘 살고 싶어 한다.'라는 명제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잘 산다고 해서 사랑을 잘 할 수 있나? 그건 아니라고 본다. 자신이 잘 산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해서, 명예가 있다고 해서 사랑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착각을 한다. '나에게 무언가가 있다면 더 사랑할 수 있을 텐데'라는 착각 말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줘서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무언가 사랑의 행위를 하는 것으로 증명이 되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give & take'의 거래인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냥 내 존재가 그 사람에게 기쁨이 되는 것이고,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 기쁨이 되는 것. 그래서 같이 동행하고 싶은 것이 사랑이다.(사랑의 정의가 방대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사랑은 그렇다.) 이 세대의 가치관을 버리시길 바란다. 당신이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 지금 옆에 있어주는 따뜻한 사람을 있는 힘껏 사랑하시라. 정말 이 세상에서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사랑을 하시라. 죽기까지 사랑해보고, 종이 되어 죽기까지 섬겨보시라. 진정한 혁명을 경험해보시라. 바로 지금.

이종열(국제관계·07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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