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앤뉴] 선거, 이젠 알고 즐기자

11월을 생각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누군가는 수능을 생각할 것이고 다른 누구는 가을을 생각할 것이다. 대학에서의 11월은 다음 해를 이끌어나갈 학생들의 대표인 총학생회(아래 총학)를 뽑는 기간이다. 올해로 벌써 신촌캠은 47번째, 원주캠은 24번째를 맞이하는 ‘11월의 축제’. 과거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부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나보자.

선거의 또 다른 전략, 의상


총학 선거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행사가 있다. 바로 매년 학생회관(아래 학관) 앞에서 벌어지는 후보들의 공약에 관한 토론회가 그것이다. 지금은 후보자들 모두 정장 차림의 말쑥한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정장 차림은 최대한 단정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지난 1990년대와 현재, 후보자들의 의상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1996년 11월 25일 1306호 1면 탑기사

▲ 올해 신촌, 원주 총학생회장과 부회장 사진

보통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하늘색 셔츠에 검은 정장을 많이 입는다. 그 이유는 하늘색 셔츠가 주는 안정감이 유권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번 신촌캠 제46대 총학생회장 박준홍(경영ㆍ05)씨도 하늘색 셔츠를 즐겨 입었다고 한다.

시대들 반영한 다양한 선본명


매년 총학 선거를 위해 나오는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특성이 담긴 선본명을 준비해서 총학 선거에 출마한다. 선본명은 후보자들의 얼굴이 돼줄 수 있어 선거의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창 학생운동이 활발했던 지난 1990년대 중반에는 저항의 의식이 담긴 선본명이 많았다. ‘시대강타’나 ‘학우주권’과 같은 선본명은 그 시대에 대학생들의 가장 중요한 의식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1997년 11월 10일 1329호 1면 탑기사. 35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 등록이 끝난 후 4개의 선본 후보자들의 인터뷰와 공약을 실은 기사다.

그러나 지금은 신촌캠 선본인 ‘연세 36.5+’나 원주캠 선본인 ‘2009 연ㆍ애’와 같이 학생들의 복지나 그들의 관심사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가 전적으로 반영돼 있는 지난 1990년대 선본명과 달리, 현재의 선본명은 비교적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했다.

▲2008년 11월 24일 1602호 원주캠 23대 총학생회 출마 선본 인터뷰 .지난 2008년 서용호 기자가 취재한 3팀 선본 후보자들의 입장을 다룬 기사다.

훨씬 밝아진 개표장 분위기


선거를 치르는 후보자들이 가장 떨리는 장소가 어디일까? 아마 그곳은 개표가 진행되는 학관 푸른샘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하고 난 후 학생들의 의견을 볼 수 있는 곳이 개표날의 푸른샘이다. 그러나 이곳의 분위기도 옛날과 지금이 무척 다르다.

▲1994년 11월 21일 1255호 1면에 등장했던 푸른샘 사진.

위의 사진과 같이 어두운 분위기 속에 심각하게만 진행됐던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훨씬 더 밝은 분위기 속에 개표가 진행된다. 그리고 당선이 결정되고도 덤덤히 기뻐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축하와 위로가 교차된다.
▲2008년 12월 1일 1603호 1면 탑기사

 

당선을 위한 다양한 선거운동방식


대선이나 총선을 보면 매년 달라지는 선거운동방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TV토론회나 방송광고, 그리고 정책토론회와 같은 다양한 방식이 해마다 새롭게 등장한다. 이는 우리 연세 사회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1990년대 전까지 후보자들의 정책토론회와 강의실을 찾아다니면서 유세하는 방식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YBS 방송을 통한 TV토론회가 도입됐고 당시 유행하던 PC통신을 이용한 홍보가 도입됐다.

▲1995년 11월 13일 1279호 1면 탑기사 . 컴퓨터 통신과 티비유세 등 전술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를 이용한 다양한 홍보방식이 등장했다. 각 선본마다 자신들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웹자보와 메일 등을 통해 학생들이게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2009 연ㆍ애’ 선본의 웹자보

이번 2009학년도 신촌캠 총학 선거는 오는 11월 11일, 원주캠은 11월 10일까지 선본 등록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11월의 축제’가 시작된다. 이때 매년 달라지는 선거의 모습을 보면서 그 시대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축제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진 않을까.

이종호 기자 phillies@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