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52건’. 기자비망록을 쓰기 전, 내가 여태까지 썼던 기사를 보기 위해 연세춘추 홈페이지 검색창에 내 이름을 입력해봤다. 지난 2009학년도 1학기부터 쓴 기사들이 총 52건 검색됐다. 검색된 기사 이외에도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이름으로 나간 기사까지 다 더해보니 새삼 여태까지 참 많은 기사를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고지 2매 분량 정도의 짧은 기사에서부터 8매 분량의 기사까지 기사의 길이도 다양했고, 수강신청부터 정기 연고전까지 기사의 소재 또한 각양각색이었다. 신문 지면이 한정적인만큼, 기사의 분량은 대개 소재의 중요도에 따라 취재1부장의 판단 하에 결정된다. 그러나 기사의 분량이 기자의 취재량이나 기사에 대한 기자의 애정과 비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1617호에 실릴 예정이었던 원고지 2매 분량의 ‘정병수 신임 재단본부장 취임’기사에 관련한 일이었다. 인터뷰 전에는 정 재단본부장이 하는 일에 대한 사전조사를 했고, 다음 날에는 직접 정 재단본부장을 만나 약 2시간 정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기사는 보다 시의성 있는 다른 기사들에 밀려 결국 예정된 호에 실리지 못하고 2주가 흐른 뒤인 지난 1619호에서야 비로소 지면에서 빛을 볼 수 있었다. 이 후 정 재단본부장과의 인터뷰를 주선해줬던 취재원에게서 “오랫동안 인터뷰를 진행해놓고 왜 춘추에 기사가 아직도 안 실린 것인가”라는 볼멘소리로 전화가 왔다. 이에 나는 “늦게 지면에 실리게 됐다”며 “기사는 신촌이모저모 꼭지에 실렸다”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사가 짧은 분량으로 배정됐다고 해서 기사에 대한 취재량이 확연히 줄어든다거나 기사에 대한 기자의 애정이 ‘눈꼽’만큼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아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 내 52개의 기사들도 깨물어서 안 아픈 것이 하나 없는 손가락들이다. 앞으로도 연세춘추 취재1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자라나게 될 더 많은 손가락들도 마찬가지다.

취재1부 김슬아 기자 howg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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