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우(flow)’란 시간의 흐름마저 잊은 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사회과학자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명명한 이 개념은 완벽한 심리적 몰입의 상태로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자발적으로 전력투구할 때 경험할 수 있다. 플로우 상태를 경험할 때 우리들은 행복,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인생의 내용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온전히 주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강렬한 자각 때문이다.

그러나 플로우를 경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몰입의 과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엇에 몰입해야 하는지, 과연 그것이 가치 있는 목표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목표가 정해진 후에도 우리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에 시달린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떡하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걸음을 떼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보장되지 않은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들을 소심하게 만든다. 결승선을 1등으로 통과하지 못할까봐 출발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도 뛰어보지 않고서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자신이 얼마나 잘 뛰는지 확인할 수 없다. 전력질주 해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봤다면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실패해도 떳떳할 수 있다.

 누군가는 “1등이 아니라는 것이 행복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부담 없이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누구나 실패하고 좌절할 권리가 있다. 이 실패를 겸손히 받아들이고 재충전해서 다시 뛰면 된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결승선을 통과할 순 있겠지만, 그 경험은 온전히 자기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그 경험의 자산을 통해 시간의 차이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역풍이 분다는 것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의 증거이기도 하다. 역풍을 두려워 하지 않고, 실패를 담대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완벽한 무아경의 플로우 상태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기획취재부장 장유희 bloomi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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