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10호 ‘신촌에 드리워진 유사 성매매 업소’ 기사 취재 때는 매 순간마다 아찔함의 연속이었다. 소재가 민감하기도 했지만 지성의 상징인 대학들이 모여 있는 곳에 생각보다 많은 유사 성매매 업소가 밀집해 있다는 사실도 취재하는 내게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그곳들은 다른 업종들과 달리 경제 불황에도 영업이 잘 되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그곳을 직접 찾아가려 했지만 그들의 철저한 신분 확인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 이때 생각해낸 방법이 ‘위장 취재’였다. 물론 윤리적인 부분에서 문제될 소지가 있었지만 독자들에게 좀 더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그곳을 자주 간다는 취재원에게서 전화번호를 확보한 다음 손님인 것처럼 가장해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그 업소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으며 실제 얼마나 호황을 누리고 있는지, 신촌에 얼마나 많은 업소들이 위치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떤 업소는 학생들이 평소 생활하는 곳에 버젓이 간판을 걸어놓기도 했다.

이런 ‘위장 취재’는 기사가 탄력을 주었다. 위장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유사 성매매 업소 안에서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한 학생과 단골손님에게 들은 정보를 합쳐 기사의 뼈대가 점점 완성돼 갔다. 그 뒤 기사가 나왔고 웹진「연두」와 「연세춘추」지면에 실리면서 많은 연세인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기사가 나간 직후에는 걱정이 많았다. 부담이 될 수 있는 소재를 맡아 최선을 다해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했지만 주위의 반응이 두려웠다. 그러나 「연두」에 실린 기사 아래 댓글을 통해 진행되는 토론을 보며 새삼 뿌듯해졌다. 다들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막상 문제제기 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만한 것들이 있다. 이런 문제에 망설이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다 싶었다.

나는 연세인을 위한 ‘선봉장’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대쪽’같은 기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 다짐을 앞으로 남은 기자 생활동안 실천해 나갈 것이다.

 웹미디어부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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