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개ː사진기나 현미경에서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여 빛의 양을 조절하는 원반형태의 장치.
사진을 찍기 위해선 우선 뷰파인더에 눈을 가까이 댄다. 그리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절한다. 조리개, 카메라를 다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셔터 스피드와 더불어 카메라의 중요한 장치다.

뷰파인더로 보이는 세상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사는 세상과 닮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각 틀 안의 세상은 실제와 극과 극이다. 조리개 수치가 낮아질수록 피사계 심도가 깊어지기 때문에 조리개를 닫을수록 멀리 있는 피사체는 점점 형체를 드러낸다. 앞뒤에 있는 피사체 모두를 파악하려면 뷰 파인더에 신경을 집중시켜 천천히 조리개를 돌려가며 그 수치를 적정 값에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피사체가 어떤 모양이고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다.

최근 벌인 휴대전화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40.1%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해 4월 이후 1년 5개월만의 일이다. 얼마 전까지 오프라인에선 촛불시위, 쇠고기 파동 등으로 서울 광장이 시위로 들끓었고 온라인에선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MB타도’를 외쳤다. 1년 전, 이명박 정부 초기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주가는 반 토막 나고 우리나라 경제는 ‘제2의 IMF’를 연상케 했다. 당시 MB정부의 출범 초기였던 데다 이명박은 계속되는 인터뷰에서 새로운 정책만을 외쳤기 때문에 국민들은 ‘경제 대통령’, ‘성공한 기업가’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MB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려워질 대로 어려워진 실물 경제에 국민들을 신물이 났고 여론은 비판하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옹호하는 의견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당연히 MB가 내세운 정책들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MB정부는 지난 1년 간 숱한 질책 속에서도 수많은 정책들과 경제 사업을 내세웠고 금융위기 1주년인 현재, 국내 경제는 다시 호황을 맞았다. 코스피는 1천700선을 돌파했고 원 달러 환율은 1천100원 대이다. 이제 사람들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으로 모두 노력하며 정부를 기다릴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정책이든 실행해보고 시간이 지나 결과물이 나올 때 그 정책의 성망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뷰파인더에 온 신경을 쏟아 천천히 조리개를 돌리고 있다.

박선종 사진부장 ganzina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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