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아래 추모콘서트)’가 열렸던 성공회대 대운동장에 있었다. 세간의 평이 어떻건 당시 그곳이 하나의 ‘역사적 현장’이었음은 분명하다. 콘서트를 보러 온 사람들은 경찰 추산 1만명을 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추모콘서트가 우리대학교에서 열리기로 돼 있다가 성공회대로 장소를 급히 옮기면서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이에 불만을 제기하며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내 취재를 주로 하던 나는 대운동장을 가득 메운 엄청난 인파를 보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용기를 내어 10명에게 취재를 시도했지만 시민들이 개인의 정치적 신념을 밝히기 꺼려하는 탓에 모두에게 인터뷰를 거절당했다. 한마디로 그 모든 상황들이 나에게는 익숙지 않고 두렵기까지 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자로서 언제까지 취재 현장에서 긴장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난 이내 연세춘추사에서 받은 취재?보도요령과 그동안의 학내 취재경험을 순간적으로 떠올렸다. 인터뷰 요령, 기사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 복잡한 상황에서의 대처요령 등을 생각하며 ‘난 할 수 있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취재에 점차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노사모 회원, 추모콘서트 준비 관계자 등으로부터 필요한 멘트를 딸 수 있었고 기사를 쓰기 위한 전반적 정보가 수집되기 시작했다. 취재가 잘 풀리면서 종전까지의 힘들었던 모든 일들이 잊혀지는 순간이 온 것이다.
취재를 하다보면 취재에 응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 너무 복잡해서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상황, 많은 취재로 심신이 피로한 상황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처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40여 개의 기사를 쓰면서 한번도 이런 어려움에 굴복해 쓰러진 적은 없다. 또한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내 기사를 지켜볼 3만 독자와 기자로서의 내 자존심을 위해.

취재1부 김의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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