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은 넓고 깊게 파야 한다고들 말한다. 기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기사가 분명하려면 논의 대상에 또렷하게 초점을 맞춰야 하고, 여러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그 적용범위가 넓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613호 「연세춘추」의 ‘환경기획5_전자파 공해’기사는 깊고 넓게 잘 파인 우물과도 같았다. 이 기사는 연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범위를 ‘연대 캠퍼스’ 전체로 잡고 학교 구석구석을 조명했다. 또한 전자파 측정, 위험도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기술해서 깊이 있는 정보를 줬다. 특히 전자파 용어 설명과 각 장소 별 분석 부분에는 「연세춘추」 기자들의 꼼꼼한 취재 과정이 녹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이 기사를 읽고 나면 연세대학생이 아니라도 타대학 학생들, 심지어 일반인들도 자기 주위의 전자파문제를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잘 쓴 기사는 주제가 좁은 것 같아도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것 같다. 지난 1613호 「연세춘추」의 전자파 공해기사가 그랬다.
반면 같은 호 「연세춘추」의 사회면 ‘한면기획_택시’는 넓기만 한 얕은 우물 같았다. 여러가지 논쟁거리를 던지며 단순히 교통수단이 아닌 하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택시가 더 나은 대중교통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좋은 기획의도가 무색하게 논의의 초점이 흐릿했다.
경차택시, 여성택시, 블랙박스 등으로 택시에 관련된 여러 소재를 그저 나열한 정도였다. 각 사안들의 장단점을 양비론 적으로 보여줘서 기사의 지루함을 더했다. 물론 이 기사는 한 장의 잘 정리된 정보로서는 유용하겠지만, 독자들이 「연세춘추」에 무엇을 원할지를 생각한다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일보」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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