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를 자주 읽는 편은 아니다. 춘추는 학내 정보전달의 역할에만 만족할 뿐 그 이상의 역할은 방기하기 때문이다. 연세의 독점적 언론인 춘추가 연세사회의 구성원들이 알아야 할 ‘내부’의 정보전달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충실함이 반드시 ‘외부’와의 ‘단절’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연세사회 외부의 일을 알고 싶으면 시중의 일간지나 주간지를 사서 보면 된다. 그러나 외부의 신문매체가 대신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바로 대학과 사회의 매개이다. 사회를 향해 연세를 자랑하라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사회현실 속에서 자칭 지성의 전당인 대학사회가 책임진 역할에 대한 자각과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춘추가 뚜렷한 이념적 성향이나 정견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고민이 필요할 뿐. 이는 ‘지금의 사회현실 속에서 대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난주  「연세춘추」에서 읽을 수 있었던 사회와의 접점은 ‘경제가 힘들다’라는 사회의 풍경과 이에 따른 ‘등록금 동결’, ‘취업걱정’ 정도였다. 등록금과 책 값, 취업 등의 문제만이 사회와 대학의 접점이라 여긴다면 지나치게 단편적인 시각임이 분명하다.

비단 경제난뿐이 아니다. 연세가 송도에 캠퍼스를 짓는 것, 교직원의 비리가 드러난 것 모두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아닐까.

이미 대학이 이후의 경제활동을 위한 인재 양성소 정도로 전락해버린 지금 시대에 대한 고민을 나누자는 소리는 혹 어이없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대학의 본질이라면, 자칭 지성의 전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면 연세의 목소리인 춘추가 앞장서 그 공론의 장을 열어주길 바란다.

김성훈(사학·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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