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입학해서 2008년 2학기를 마치고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연세춘추를 읽어왔다. 지금까지의 춘추에 대한 비판들이 어렴풋하게 생각난다. 이러한 비판들에는 공통적인 것이 하나 있었다. 춘추가 너무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만 치우쳐 있으며, 학내의 여론을 형성하고 수렴하는 데에 있어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이 썩 와 닿지는 않는다. 춘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춘추가 학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주지 않으면, 나 같은 아웃사이더는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입수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비판자들은 언론이 자신의 논조를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의 역할은 사실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기사를 쓰면서 논조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그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춘추는 여타 언론들과는 다르다. 춘추는 실질적으로 학내 정보에 대한 독점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독점 언론이 일방적인 논조를 갖고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본다.

춘추가 가야할 길은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연세의 구성원들이 학교 문제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충실히 제공하여야 한다.

문과대 학생회 사건에서 춘추의 보도가 없었더라면 그 사실은 당사자들에게만 알려진 채로 묻혔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밝혀 주는 것이 춘추의 의무다.

경계할 것은 몇몇 기성언론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마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척 가장하면서 은근슬쩍 이명박 정부 편을 드는 뉘앙스만큼 꼴 보기 싫은 것도 없다. 다행히도 편집권 사태 등을 볼 때 학교 기관지로 전락할 것 같지는 않다. 어느 한 쪽에 휘둘리지 않고 충실한 정보를 전달하는 춘추를 기대한다.

김희성(법학·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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