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어휘가 곳곳에 사용되고 있다. 원래 ‘잃어버린 10년’은 1990년대 장기적 경기침체를 경험하던 일본의 상황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다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1998년 이후의 민주당 정권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후퇴시켰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잃어버린 10년’을 사용했고 이는 곧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유행어가 됐다.

‘잃어버린 10년’ 논란은 우리 대학교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학교 당국은 학교 모집 단위를 광역 학부제에서 소규모 학부제로 조금씩 축소하더니 이제 2010년부터는 학과제로 모집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언론에 밝히고 있다.(매일 경제, 11월 18일자) 학생들에게 선택의 자율성과 경쟁력 제고라는 광역학부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던 학교 측의 태도는 어느새 사라지고, 과거에 그랬듯 서울대, 고려대와 같이 학과제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해 10년 동안 존속해오던 광역학부제의 종언은 학생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학부제 시행으로 인한 혼란으로 가장 피해를 받은 건 학생들이었다. 애초 취지와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기본적 지원조차 받지 못해 부적응하는 학생들은 부지기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어느 정도 이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다시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회귀할 때 혼란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이런 현상들의 가장 으뜸 원인은 학교 당국과 학생들의 충분한 소통이 없었다는 것이다. 학교의 정책 결정이 항상 교원들을 통해서만 이뤄지다보니,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나 이를 유도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전혀 없었다.

이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학생들의 목소리를 학교 당국에 확실히 전달하고 교육권을 주장해야 한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학생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총학을 비롯한 학생 자치 단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고 그 방법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란 후퇴를 누구의 잘못 때문이라고 폄하하기 이전에 이 난관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 통합이 우선이다. 학교의 구성원인 교원, 직원, 학생은 서로를 비난하고 상처 입힐 것이 아니라 학교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여 장기적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은 학교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당연히 그래야 모두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할 때가 됐다. 졸업하기 전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한 마디 당부하고 싶다.

지금 다니고 있는 연세대학교가 조금이라도 변하길 원한다면, 당장 선거부터 참여하라. 여러분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연세인의 목소리와 마음이 되고 시나브로 연세 학생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김영인(교육/경영·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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