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생들이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고민을 갖고 있다. 나 역시 미래를 위해 남보다 더 빨리 달려야만 할 것 같은 초조함으로 잠 못 이루며 수많은 20대의 밤들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초조함이 때론 단초의 삶으로 이끄는 독약이 될 수 있어 허락된 지면을 통해 나의 20대를 반성하며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많은 1,2 학년 학생들은 구체적인 인생의 목표가 서지 않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한심스럽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방황은 너무 자연스런 모습이고, 오히려 방황 속에서 더 풍부하고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자신이 진정으로 인생을 걸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때 까지 술잔을 기울이거나 막연히 ‘엄친아’들을 따라해선 안될 것이다. 미래에 공통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준비하도록 하자.
미래의 모든 기회의 문들을 열 수 있는 공통적인 마스터키란 무엇일까?
첫째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이란 열쇠이다. 20대는 남은 60년의 인생을 위한 좋고 나쁜 습관들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운동, 식사, 수면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열쇠는 좋은 품성과 다양한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이다. 자신의 ‘미래의 성공’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인간미 없고 이기적인 개체로 성장한다면, 이 다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과는 먼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런 열쇠가 어떤 열쇠 구멍에도 들어가지지 못할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셋째는 좋은 친구들과 맨토를 통해 원만한 인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인맥’ 이란 단어는 어느 정도 인위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을 가진 말이라 생각해 좋아하지 않는다. 좋은 인간관계란 남의 어려움을 자발적으로 돌아보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내가 먼저 나가 누군가를 위해 한걸음 더 걸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자연스런 관계는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가 도움을 준 그들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로 현재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과 단점들에 대한 시각을 바꿔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의 문을 열어내고야 마는 열쇠를 준비하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 건강문제, 신체적 장애, 외모, 부모님의 불화 등 많은 이유들로 늪지에 빠져버린 것 같이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각을 바꿔 이런 부분들을 자신의 인생의 독특한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볼 수 있다.  
보편적인 사람들에게 주어진 인생의 절반 고개의 정상에 올라 선 지금 돌아보면, 내가 죽을 것 만 같았던 심정으로 겨우 극복해낸 바로 그 어두운 영역들은 남들이 절대 가지지 못한 나만의 장점이 돼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히 경제적 사정으로 남들보다 오래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면 패배감을 느끼기 보다는 단지 인생의 순서를 조금 바꿔 졸업 후 겪어야 할 사회를 미리 경험하는 것이라 여유롭게 생각해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현재 이미 가지고 있는 열쇠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새로운 삶을 위해 굉장한 결심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 동안 자신이 쌓은 자신만의 강점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소속변경이나 반수를 하고자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전공분야와 자신의 미래를 잘 연결시킬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시간을 벌 수 있는 일인 것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덧붙여서, 표준화된 어학능력 점수와 양호한 학점 또한 무한 취업경쟁시대에 공통 열쇠가 된다. 특히 입대를 앞둔 남학생들은 2년이란 시간의 단절을 핑계삼아 학생의 본분을 잊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저학년들은 나의 미래에 무엇을 하든지 쓰일 수 있는   마스터키를 준비하고, 고학년이라면, 좀 더 구체적인 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적인 일들에 시간을 투자하자. 미래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고,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차가운 가을 끝자락에서 나의 잔소리가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스스로를 격려해 본다.

전혜선 교수(보과대·재활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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