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역시 그들을 사랑했다

원주캠 22대 총학생회 <延·愛; 연세를 사랑하다>(아래 총학)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원주캠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던 총학의 구애작전은 얼마나 성공했을까. 총학은 주요 공약으로 △장학금 확대 △학사제도 개선 △셔틀버스운행 △여학생휴게실 개선 △운동장 잔디·트랙설치 △원주의과대와 교류활성화 △문화활동 확대 △학생 주차공간 확보를 내세웠다.

이기인 총학생회장(왼쪽), 최승민 부총학생회장(오른쪽)

그들은 얼마나 연세를 사랑했나

총학은 학생들과의 소통의 공간으로 홈페이지를 활용했다. 현재 총학 홈페이지에는 원주캠 학부생 약 6천명 중 과반수가 넘는 3천500여명의 학생들이 가입한 상태다.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남긴 불만사항과 총학에 대한 바람 등이 담긴 글이 2천여개 넘게 올라와 있다. 총학도 학교 측과의 회의 내용을 꾸준히 게시했다. 노신혜(정경법학·06)씨는 “공약이행이 얼마나 진행되는지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총학인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도서관 리모델링의 경우도 학생들의 의견을 대폭 반영해 학교 측에 개선 방안을 제시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또한 장학금 확충의 일환으로 매지리 상인들과 함께 ‘연세사랑후원회(아래 후원회)’를 만들었다. 시행 초기라 수혜 학생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부족한 장학금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다. 후원회 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생활비 절감을 위해 발행했던 쿠폰북은 2학기에 ‘연세사랑멤버십카드’로 재발급 됐다. 휴대성과 혜택 내용이 대폭 보완돼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사제도 개선이 성공적으로 실행됐다. △'W' 삭제 △교양과목 확대는 오는 2009학년도 1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과제 첨삭지도는 현재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총학이 원주캠 최초로 개최한 단독 취업박람회는 높은 호응 속에 진행됐지만 아쉬움도 남겼다. 참여하기로 했던 기업들이 갑자기 바뀌거나 인사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파견되는 등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학은 공약 이외에도 익명게시판에 불과했던 부실수업신고 게시판을 개선했고, 식당모니터요원을 선발해 학생식당 개선에도 힘썼다.

실현 못한 공약은 아쉬워

반면 이행하지 못한 공약도 있다. 학사제도 개선에서 △절대평가 확대 △강의평가 공개 △학점 이월제는 학교 측과의 의견 조율에 실패해 실현되지 못했다. 이에 부총학생회장 최승민(정경법학·02)씨는 “학칙을 대폭 개정해야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컸다”고 말했다. 또한 등록금 인상이나 대학평의원회 구성 등은 학교 측과의 의견 차가 커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매년 2학기에 열리는 축제인 'Pride of Wonju'를 브랜드화 시키겠다는 공약 역시 이행되지 못했다. 원주캠 30주년 기념 학생음악경연대회로 인해 예산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는 3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애교심을 키우는데 일조했지만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문화 활동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공약 이외로 추진하려했던 원주캠 생활협동조합 출범도 초기 투자비용 부담 때문에 무산됐다.

한편 총학은 일부 공약 이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떤 사안에 대해 학생 20명 이상의 동의만 있으면 중앙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채택한다’는 회원발의제의 경우 총학생회칙을 개정해야하는 문제로 이행하지 않았다. 또한 RC 문제점 보완과 매지리 셔틀버스 운행 등은 차기 총학에게 이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주캠 총학생회장 이기인(정경경영·03)씨는 “임기가 1년뿐이라 공약을 모두 실현시키지 못해 아쉽다”며 “23대 총학은 현재 학생들이 지지하는 공약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용호 기자 yongho89@

사진 이건주 기자 nald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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