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마치고 난 후의 어느 날이었다. 문 밖에서는 엄마와 옆집 누나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요약하자면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당시 나는 연세대 간호학과를 지원한 상황이었고, 옆집 누나는 몇 년 전 우리대학교의 다른 학과에 합격해 재학 중이었다. 엄마는 내가 지원한 간호학과에 대해 꽤나 궁금하셨는지, 그에 대한 소소한 질문을 하고 계셨다. 줄곧 자세히 답변을 해주던 누나는 마지막으로 "간호학과는 의료원소속이라 연대 본교가 아니다"는 말을 남겼다. 그 말은 마치 간호대학을 비롯한 의료원은 연세대학교가 아니라는 듯 한 인상을 주었기에 한동안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난 간호대에 입학했고,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연세대학교 학생으로서 나름의 자부심을 느끼며, 내가 공부하는 학문에 대해서도 별다른 의문 없이 충실히 수행해왔다. 하지만 내게 있어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3년의 시간과 비례하여 당시에 들었던 그 누나의 말이 이제는 단순히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당연하다고 자연스레 각인됐다는 점이다.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 간의 소통이 미약하게나마 이루어진다고는 하나, 가끔 행정상의 문제로 찾게 되는 학교 본부의 태도는 그러한 고민을 더욱 심화시키곤 했다. 예를 들자면, 본교에서 나오는 혜택은 종종 의료원 학생이라는 이유로 수혜대상이 되지 못했고, 본교 학생들 역시 의료원과 같은 항목일지라도 다른 처우를 받곤 했다. 이는 채플을 각기 듣는다거나 수업 커리큘럼이 다르다는 것 이상이다.
이런 고민 하에서 최근 접하게 된 송도캠 관련 소식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부채질 한다. 처음에는 학년 별로 분리시키려 하더니 이제는 몇몇 단과대를 옮기겠다고 한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전공은 물론  교양적 소양을 쌓는 것과 더불어 그 이상의 많은 것을 취할 수 있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 간의 교류를 나누는 준 사회의 역할도 한다. 특히나 여러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연희와 세브란스가 합쳐진지 50년이 지났지만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본교와 의료원간의 제도적인 괴리감은 느껴진다. 본교와 의료원 사이의 괴리감을 고민하던 본인으로서는 송도캠퍼스 설립을 추진한다는 학교의 입장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여러 걱정 속에서도 학교 당국은 2010년 송도캠퍼스를 개교하겠다고 한다.  결국 이것은 대학을 분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백창훈(간호ㆍ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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