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여성전용교도소 , 청주여자교도소를 통해 여성재소자를 마주하다

 

 남성중심적인 교정 시설에서 여성재소자들은 여성이란 이유로 이중고를 겪는다. 여성재소자들이 따로 생활하는 사동이 마련돼 있긴 하지만 여성들을 위한 의료시설이나 교화 프로그램은 부족하다. 남성재소자에 비해 그 수가 적다는 이유로 여성재소자들의 권리는 확보되지 않고 있다.

 지난 1989년 10월 16일, 청주여자교도소가 신설됐다. 당시 전국에서 유일한 여성전용교도소였다. 20년이 지난 2008년에도 청주여자교도소는 한국 유일의 여성전용교도소다. 현재 이곳에는 6백63명의 여성재소자가 수용돼 있다. 전국 여성재소자가 약 2천5백명임을 감안할 때 여성재소자의 약 4분의 1이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재소자들은 전국 47개 교정시설에 분산 수용된다. 물론 여성 전용의 사동이 따로 마련돼 있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한식조리, 제과제빵, 미용, 화훼장식, 양장같이 여성들에게 맞춰진 교육·교화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연간 120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매년 90여명이 국가기능자격증을 취득한다. 이는 여성전용교도소이기에 가능하다.

 일반교도소의 경우 여성재소자의 비율이 10%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교도소 차원에서 여성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법무부 교정기획과의 한 관계자는 “10%의 여성재소자를 위해 별도로 교화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공간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의 10%밖에 안되는 재소자들을 위해 교도소에서 따로 예산을 배분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관계자는 “일반 교도소의 경우 여성재소자들이 7명에서 30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전문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의료시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된 여성재소자의 평균 연령은 44.7세이다. 갱년기 질환 증세를 보일 시기다. 때문에 청주여자교도소의 경우 여성들을 위한 산부인과가 따로 존재한다. 반면 대부분의 수감자가 남성재소자인 일반교도소는 따로 산부인과를 유치하기 어렵다. 예산이나 공간의 배분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로 이용되는 내과나 외과 쪽으로 의료시설이 집중돼있다. 뿐만 아니라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여성재소자가 아기를 낳을 시 18개월 동안 엄마와 아이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모성보호’라는 점에 있어 청주여자교도소가 갖는 이점은 상당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청주여자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여자교도소란 점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전국에 여성교도소가 하나밖에 없다보니 재소자의 가족들이 쉽게 이곳으로 면회올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재소자들에게 있어 가족 면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청주여자교도소의 한 교도관은 “여성재소자 중 30%가 남편을 살인하고 들어오는 경우로 가정이 붕괴된 사람들이다”며 “가족관계 회복에 교화 활동의 초점을 두고 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가족들을 자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역시 “범죄자란 이유로 가족들에게 버림받기 쉬운 재소자들의 경우 가족문제에 제일 민감하다”며 “가족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교도소 내 여성재소자들을 위한 별도의 예산 및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전용교도소의 추가 건립은 필요하다. 하지만 법무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청주교도소 외 여성전용교도소의 설립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할 뿐이었다. 여기에는 교정시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교도소의 설립을 꺼리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영향을 미친다. 타 교도소에 근무하는 한 교도관은 교정시설의 추가설립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일반교도소의 설립도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재소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 역시 여전히 낮은 편이다. 여성재소자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여성 단체의 활동도 전무한 실정이다. 사회적으로 외면받기 쉬운 재소자 신분으로 여성의 권리를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재소자들도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임을 생각할 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필요하다. 소수 중의 소수인 여성재소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할 때이다.

 글 김용민 기자 sinsung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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