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낮 4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등록금대책을 위한 시민·사회 전국네트워크(아래 등록금넷)’가 주최한 ‘범국민대행진 - 2008 등록금 완전정복(아래 집회)’이 열렸다.

이날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약 7천 명의 학생들과 시민단체 구성원들은 “국민들의 목소리다, 등록금을 동결하라”는 구호와 함성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이어 대학생 선언문 낭독에서 대표들은 “미래를 사랑하는 대학생들이 이명박 정부의 교육 시장화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섰다”며 집회의 의의를 밝혔다.

▲ 등록금, 이렇게 높아도 되는 건가요?
한국진보연대 정광훈 공동대표의 대회사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로 국민에 짐을 지우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투쟁을 이어나가 무료 교육까지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김남근 변호사의 대정부 요구안 발의도 있었다. 김 변호사는 “대학 당국·학부모·학생·정부 모두가 등록금 문제 해결에 책임이 있다”며 △각 대학의 등록금 동결 및 인하 △등록금 상한제·후불제·차등 책정제 시행 △학자금 무이자·저리대출 확대 △효율적인 등록금 제도 실시 △GDP 대비 교육재정 7%·고등교육재정 1.1% 확보 등의 ‘등록금 네트워크 5대 요구안’을 주장했다.

‘서약서 전달식·당 대표 발언’ 순서에는 등록금넷이 각 당에 보낸 ‘등록금 관련 정책질의서’에 대한 답변 공개와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 진보신당 이덕우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은 강재섭 대표가 참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질의서 답변도 거부해 참가자들의 강한 비난을 받았다.

등록금넷 대표자 7인의 선언문 낭독을 끝으로 집회는 ‘범국민 대행진’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을지로를 거쳐 청계광장까지 나아갔다. 한편 평화적인 시위임에도 약 1만 4천명에 달하는 경찰 병력이 도로 곳곳에 배치돼 과잉 대응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경찰은 ‘체포전담반’까지 준비시켜 과거 ‘백골단’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청계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참사람을 위한 학부모회’ 회장 윤숙자씨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반값 공약도 지키지 않았다”며 “학부모들이 앞장서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2008 등록금! 완전정복! 등록금을 인하하라!”라는 구호를 끝으로 막을 내린 집회는 약 30분간 촛불문화제를 가진 뒤 끝을 맺었다.

집회를 진행했던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강민욱 의장은 “등록금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각 학교 학생회들이 뭉쳐 집회를 준비했다”며 “돈 걱정 없이 대학 다니는 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집회에 약 60명 정도의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연세대 참가단(아래 참가단)’으로 공식 참여했다. 참가단 실무단장 한진택(물리·02)씨는 “학교에서 등록금 문제로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이 오랜만인 것 같아 뿌듯하다”며 “촛불문화제, 노수석 열사 추모제와 연결해 충분한 성과를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장시원(사회과학계열·08)씨는 “집회를 처음 경험해 봤는데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부총학생회장 조을선(정외·05)씨는 “총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는 ‘세대교체’의 움직임과는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같은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등록금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장이 마련될 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pooh011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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