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잘 받은 사람이 전공도 잘 받는 연세대

공대 A씨는 ... **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그 학과는 학부 중 제일 커트가 낮았다. 높은 학점을 받아 원하던 **학과를 쉽게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괜히 밑지는 장사인 것만 같아 인기학과인 ##학과를 배정받았다. -일단 ##전공을 받았지만 자신의 적성과 너무 맞지 않아 다시 **학과로 전과하고 싶어한다.

문대 B씨는 ... 가고싶은 학과를 확실하게 정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학점을 잘 받아놔야 나중에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듣고 싶은 과목만 다 듣고는 성적을 높게 받기 어려울 것 같아 학점 따기 쉬운 과목만 골라 듣다 결국 자기 적성에 맞는 학과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

상대 C씨는 ... @@학과에 가고 싶어 @@학과가 소속된 &&학부에 합격, 1년간 학부생으로 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불행히 @@학과 커트라인에 미치지 못해 3학기 생활까지 했지만 결국 대학 속의 입시전쟁에 처절하게 패배해 원하지 않는 과를 전공 배정받았다.


타대학은 어떨까?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사지원부에서는 2007학번까지는 자율 배정했던 국제어문학부도 2008학번부터는 강제배정 한다고 말했다. “특정학과에 많은 학생이 몰리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취해진 조치다. 일단 학생들의 지원서를 받은 후 정원의 70%를 채우지 못한 과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강제 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 전공배정의 특이한 점은 전공 진입시 성적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전체 성적이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계열별로 지정된 교양/기초과목에서 취득한 성적의 평점평균을 적용한다. 또 소속계열 내에 설치된 학과 모두에 대하여 순위를 정하여 신청해야 한다. 따라서 소위 우리학교에서 말하는 ‘3학기’를 하는 학생이 거의 없단다.
이번에 우수한 성적으로 무난하게 전공진입에 성공한 성균관대 조재현(경영ㆍ07)씨는 “3학기라는 말 자체를 거의 안 쓴다. 기초과목 안 들어서 전공 못 받은 사람은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강대학교에서는 전적으로 학생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고 그 전공을 배정한다. 서강대 박준혁(경영ㆍ07)씨는“모든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과로 자유롭게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문대 안에 국문학과, 사학과, 철학과가 있는데 국문학과에 거의 80%의 학생이 몰리기는 하지만 수시모집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과 최소인원은 채울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모든 학부에 대해서 전공을 자율배정하고 있다. 2학년 2학기 때까지는 학생의 의향에 따라 학부 내에서 자신의 전공을 바꿀 수 있고 5학기, 즉 3학년 1학기부터는 정해진 전공을 바꿀 수 없다. 숙명여대 측에서는 “수요에 따라서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가 있을 수도 있고 그에 따라 비인기 학과도 있을 수 있다. 이는 전적으로 학생들의 취향에 달린 것이고 학교가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이혜민(국문ㆍ07)씨는 “주위 친구들 대부분은 전공 자율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경영학과처럼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학과 같은 경우에는 수강신청 때 전공수업을 넣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부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정확히 찾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함에 대비해 여러 학문을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이 다양한 기회에 전공 및 진로탐색을 한 후 자신에게 잘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또는 정부에서 학부제를 선택하는 대학에 지원금을 준다는 데에도 무시 못 할 의의가 있다)

교육부에서 광역학부제를 권장함에 따라 우리대학교는 2000년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인문.사회.이학.공학.의치.생활.예체능계.신학 등 8개 계열의 광역학부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대학교는 2005학년도에 △전공 선택시 경쟁심화 △이수학점 축소에 따른 학부교육 부실화 △일부 비인기 기초학문의 고사위기 등의 문제로 광역학부제를 폐지했다.

2000학년도와 비교했을 때 현재 공대에서는 화학공학, 전기전자공학이 따로 빠져나왔고 사회대에서는 경영, 상경, 법, 언홍영이 따로 빠졌다. 소위 인기학과로 불리며 전공배정에서도 높은 학점 커트를 자랑하던 학과들이 빠진 것이다. 김한중 신임총장은 자신이 제시한 비전을 이루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학과단위모집제 부활을 내세웠다. 이같은 행보로 봐 원래의 학부제 모집에서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지다 결국 학과제 모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교무처 교무부 교무과 차기섭 과장은 “현재의 상황을 학과제의 회귀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우리학교 모집단위는 학부제와 학과제의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우리대학교는 전공을 배정하는데 전적으로 성적(학점)을 반영한다. 이에 대해 차과장은 “적성검사나 면접을 반영해 모든 학생에게 맞는 과를 배정해주는 것은 분명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를 이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또 성적순으로 커트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든 학생이 군말 없이 결과를 수용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와는 달리 서강대와 숙명여대가 특정 학과로 많은 수의 학생이 몰리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과는 점점 축소되다가 없어질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도 학생들을 희망하는 학과로 모두 배정해주는 것은 그만큼 전공배정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연세인 ABC가
들어보고 싶은 전공기초 과목을 들어보고,
마음에 드는 학과를 확실히 결정하고,
그 학과를 전공으로 배정받기 위한 
이상적 실천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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