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베스트셀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할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이 질문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바로 독자는 과연 어떤 책을 선택하는 것인가라는 점이다.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일컫듯이 서점은 ‘책들의 바다’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책 중에서 우리의 입맛에 딱 맞는 책을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수많은 책들과의 경쟁에서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은 그만의 비결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책이 지녀야 할 근본적 덕목은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독자가 원하는 정보란 그 시대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아래 20대 재테크)』는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 2006년부터 베스트셀러 1위(인터넷교보문고 2007년 3월 현재)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 책을 출간한 ‘한스미디어’ 출판사의 기획팀 모민원씨는 『20대 재테크』의 인기비결을 책의 내용에 담긴 ‘진정성’으로 꼽았다. 모씨는 “책 내용이 ‘부에 대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처음 출간됐을 때는 차별화된 내용이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라는 것이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과 공부의 결과로 이뤄지는 것이라는 책의 메시지가 독자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으면서 인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기존의 재테크 서적과는 다르게 어려운 전문용어를 자제한 것 역시 성공요인이었다. 이렇듯 한 권의 책이 사랑을 받기 위해 갖춰야 할 전제조건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내용이다.

『20대 재테크』의 좋은 반응이 이어지자 출판사에서는 책과 함께 재테크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관련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재테크 플래너’를 증정하는 행사를 했다. 모씨는 “재테크 플래너를 제공하는 시점에 판매가 다시 한 번 급등세를 보였다”며 서적과 연계한 홍보활동의 중요성을 더불어 강조했다.

『20대 재테크』의 경우처럼 책의 내용이 사람들의 욕구와 잘 맞아 떨어져 베스트셀러의 길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의 홍보효과로 인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일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향수』인데, 이는 지난 1991년 처음 출간된 이후로 매년 꾸준히 독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향수』가 영화로 제작돼 의외의 홍보효과를 거두면서 지난 2006년에는 20만부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에 대해 향수를 출간한 ‘열린책들’의 유럽문학팀 정은미 팀장은 “마케팅에 힘을 쏟아 한번에 많이 팔리고 금방 잊혀지는 베스트셀러가 많은 요즘, 『향수』는 영화로 제작될 만큼 내용 자체가 충실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이라 말해 다시 한 번 책 내용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앞의 두 경우를 통해 봤듯,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시대를 읽는 눈과 그에 걸맞은 적절한 홍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책의 내용이다.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내용’이라는 주재료에 감칠맛을 내는 ‘홍보’라는 양념이 더해졌을 때, 베스트셀러라는 맛있는 밥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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