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학 들여다보기 -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국제학부

올해 출범한 언더우드국제학부는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언더우드국제학부보다 이른 시기에 출범한 타 대학의 국제학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출범한 이화여대 국제학부는 현재 2백5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현재 국제교육관 건물의 세개 층을 국제대학원과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2개의 소강의실과 1개의 대강의실만 국제학부가 쓰고 있어 우리대학교와 마찬가지로 공간 부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학부 학생회장 신은정씨(이화여대, 국제학부·04)는 “현재 캠퍼스 전체적으로 공간부족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이는 비단 국제학부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향후 이화여대 캠퍼스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완성되면 공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도 타 단과대와 큰 차이가 없다. 인문계열의 경우 3백40만원의 등록금이 책정돼 있는데 국제학부는 그보다 20여만원 높은 3백59만원이 이번 학기 등록금으로 책정됐다. 우리대학교와 달리 이화여대 국제학부는 학내에서 일반 단과대와 같이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학부 학생들과 일반 단과대 학생들 간의 복수전공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점은 국제학부의 등록금이 특별히 더 높게 책정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002년 출범한 고려대 국제학부는 총 재학생 수가 99명이다. 현재 국제학부 건물이 따로 없어 국제어학원 건물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국제학부 회장 박민정씨(고려대, 국제학부·04)는 “적은 학생 수 때문에 아직까지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조만간 공간을 더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학부가 쓰는 강의실이 6~7개에 달하고 과방과 동아리방까지 마련돼 있는 것은 2개의 전용 강의실이 전부인 우리대학교 국제학부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등록금은 3백50만원 정도로 같은 대학교 문과대의 등록금과 비슷하다. 고려대 국제학부 사무실 측에서는 오히려 “타 단과대보다 등록금을 더 높게 책정할 이유가 없다”며 등록금이 일반 단과대와 별로 차이가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고려대의 경우 04학번부터 전교생이 이중전공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덕분에 일반 단과대와 같게 인식되는 국제학부 역시 이중전공을 하는 것이 일반화 돼있으며, 타 단과대 학생들 또한 국제학부 수업을 이중전공하는 이들이 많다.

한 학년의 정원이 약 30명인 한양대 국제학부는 지난 2004년에 출범한 뒤, 현재 3학년까지 재학 중에 있다. 국제대학원 건물 내부 2개 강의실을 국제학부 전용 강의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내년에 토목공학관 건물로 옮겨가 국제학부만의 공간을 갖게 돼 공간부족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예정이다. 등록금은 약 3백만원으로, 이화여대·고려대와 마찬가지로 같은 학교 타 단과대와 큰 차이가 없다.

한양대의 경우 일반 단과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재학 중 6~8학점을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으로 들어야 하는 규정이 있어 타 단과대 학생들도 국제학부의 수업을 많이 듣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국제학부 학생들 역시 2006년부터 타 단과대의 전공을 복수전공할 수 있게 돼 내년부터 국제학부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과의 학업교류가 본격화될 계획이다. 한양대 국제학부는 국제법과 국제정칟국제경영과 국제경제와 같이 2가지 전공으로만 나눠지기 때문에 많은 국제학부 학생들이 복수전공 허용을 반기고 있다. 국제학부 학생회장 조성민씨(한양대, 국제학부·05)는 “한양대 국제학부의 수업은 견학이 주가 되는 필드 스터디(Field Study), 발표기술을 배우는 프레젠테이션 스킬 수업(Presentation skill class)과 같이 독특한 수업들이 많아 타 단과대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며 “국제학부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으면서도 학내에서 고립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학부의 설립 취지는 어느 학교나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다양한 분야에 재능 있는 인재 양성’이다. 이를 위해 소수 정예로만 선발하고, 외국에 주재하던 학생들이 주가 되다 보니 국제학부 학생들이 일반 단과대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아 국제학부만의 공간 마련 측면에서 고질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타 대학의 국제학부는 신학관의 2개 강의실만 갖고 있는 우리대학교 국제학부보다 양호한 교육환경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실은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경우 등록금이 일반학부에 비해 2배가량 높음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이 더 낮은 타대 국제학부보다 그 교육의 질이 더 낫다고 장담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또한 국제학부와 타 단과대와의 복수전공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은 국제학부를 일반 단과대와 다를 것 없이 인식하게 해 열린 국제학부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등록금이 일반 단과대 수준인 타 대학에서 국제학부와 일반학부의 학업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연세 사회 속에서도 언더우드국제학부가 다른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혜진 기자 chibiedward@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