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도난사고, CCTV 확대 설치를 통한 도난방지 시스템 마련이 해결의 첫걸음

 우리대학교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로 붐비는 곳은 어딜까? 아마도 24시간 개방된 중앙도서관(아래 중도)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찾는 곳인 만큼 갖가지 문제 또한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도난 사건은 중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빈번한 도난사건

요즘 중도 내 게시판에는 도서관 상습 절도 용의자 몽타주가 담긴 게시물이 붙어 있다. 몽타주를 게시한 서대문경찰서 강력1팀 소순석 경사는 “연세대를 포함해 최근 대학가 도서관 내 절도사건이 상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CCTV에 용의자가 찍혀 게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난 사고는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중도를 이용하는 학생들이라면 한번쯤은 도난당한 지갑·책·전자수첩 등을 찾는 게시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중도를 이용하는 시험기간에는, 이런 도난사고가 더욱 많이 발생한다. 중도 관리운영부 이대형 주임은 “가방·지갑·노트북과 같은 고가의 물품을 도난당해 신고하는 경우는 한 달에 1~2회 있으며, 책·전자수첩과 같은 물품의 도난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중도 도난 사고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중도에서 책을 도난당했다는 김지선씨(아동가족·05휴학)는 “시험기간에 6층 열람실에서 책을 도난당했지만 마땅히 신고 할 곳조차 없었다”며 당시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도난방지에 기여 못하는 CCTV

 현재 중도에는 총 10대의 CCTV가 설치돼있다. 이 CCTV의 설치는 지난 해 9월, 설문조사를 통한 42대 총학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당시 설문조사는 1천 여명의 학생이 참여해 75%의 찬성률을 보였다. 하지만 설치 당시,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도 지적돼 해상도를 최대한 낮게 설정한 탓에 실질적인 범죄 예방과 용의자 찾기에 별 효과가 없었다. 이 문제를 보완하고자 올해 초,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을 벌였고 CCTV를 통해 도난사건 용의자를 5~6회 적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CCTV의 설치 수준은 결코 만족할 정도는 아니다. 총 10대의 CCTV는 중도 출입구에 2대, 1층에 6대, 지하에 2대가 각각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구역에는 아직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이 주임은 “지금의 CCTV는 열람실 내부의 절반도 비추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20대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돼, 이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CCTV 설치가 개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증설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난의 사각지대, 단과대 도서관

각 단과대에 위치한 도서관은 도난 사고 면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문과대·상경대·이과대·공과대·사회대 등 대부분의 단과대에서는 따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단과대 도서관의 경우, 평소에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지만 시험기간에는 중도와 마찬가지로 많은 학생들로 북적인다. “시험기간에 중도에 사람이 너무 많아 사회대 도서관을 찾지만 CCTV와 같은 도난 방지 시설이 전혀 없어 자리를 비울 때는 늘 불안하다”는 박남진씨(신방·05)의 말처럼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공과대 도서관을 관리하는 공과대 사무실 측은 “가끔 도난 사고가 일어나지만 막을 방법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예산 등의 문제로 CCTV 설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한 번씩 도서관에 방문해 외부인을 내보내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의식 변화도 필수적

한편, 도난사고에 대해 무감각하게 대처하는 학생들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다 잠깐 밖에 나갈 때 짐을 다 들고나가기 번거로워 그냥 두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고은애씨(경제·05)의 말처럼 많은 학생들이 도난에 대해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도 열람실을 가보면 개인 물건을 책상위에 놓아둔 채, 자리를 비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 주임은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 열람실을 개인 공부방으로 생각한다”며 “자리를 비울 때는 도서관이 도난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서관은 학생들이 학업 및 취업을 위해 실력을 다지는 곳으로, 학생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도난으로부터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중도 및 각 단과대 도서관 측은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CCTV 확대설치를 통해 도난방지 시스템을 확고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 또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자리를 비울 때는 귀중품을 가져가거나 옆 사람에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봐달라고 부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재욱  기자 kimjaewoo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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