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섬김의 지도자 육성’이라는 우리대학교의 건학이념과 함께 신과대는 오랜 시간동안 지속·발전해 왔다. 신과대의 역사는 우리대학교의 역사와 시작을 함께 했다. 1915년 연희전문학교가 문을 열었을 때, 신학과가 개설됨으로써 그 역사가 시작됐다. 광복 이후, 연희전문학교가 연희대학교로 승격됨에 따라 한국에서는 최초로 종합대학교 안에 있는 신학대학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이 90여년간 쌓여온 역사는 우리대학교 신과대가 세계적 신과대로 도약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현재 우리대학교 신과대는 그 우수성을 바탕으로 하버드·예일·프린스턴대학 등 유수 해외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졸업 후 유학을 가고 있다. 또한 국내 신과대 교수의 50%정도가 우리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를 했다는 사실도 우리대학교 신과대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근거다.

▲ 지난 2005년 완공돼 국제학부와 신과대가 함께 자리잡고 있는 신학관 /송은석 기자 insomniaboy@yonsei.ac.kr

우리대학교 신과대의 가장 큰 특징은 교파의 구분이 없는 ‘초교파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결대가 성결교, 감리교신학대학이 감리교인 것처럼 타 대학이 한 가지 교파에 치우쳐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신과대학장 정석환 교수(신과대·목회상담학)는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어느 특정 교파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신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나아가 많은 교파를 하나로 연합할 수 있는 교회일치와 연합의 신학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교수진 역시 특정 교파에 치중되지 않고 다양하고 폭 넓게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 또한 신학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학적 다양함이 장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대학교의 초교파적 특성 때문에 신과대에는 다양한 관점의 신앙과 생각이 공존한다. 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앙에 대한 성격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을 공격할 우려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난 학기 신과대 채플시간에 있었던 ‘기도문 낭독 사건’을 들 수 있다. 지난 학기 마지막 신과대 채플시간, 한 학생이 기독교와 예수에 대한 회의를 담은 내용의 기도문을 낭독한 일이 있었다. 이 문제는 여름방학과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는 했지만 그 당시 기독교에 대한 생각의 방식과 믿음의 깊이가 다른 학생과 교수 간, 학생과 학생 간의 갈등을 빚어내기도 했다. 이는 기독교를 바라보고 대하는 신과대 구성원들 간의 이해부족과 생각차이가 만들어 낸 결과였다. 당시 그 기도문을 낭독했던 서진호씨(신학·03)는 “당시 기도문 낭독에 딱히 문제가 될 내용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을 불러일으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는 신과대만의 특수성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입학당시와는 달리 신학이 적성에 맞지 않아 소속변경을 생각해본 적이 있지만 소속변경을 허락해주지 않는 신과대만의 방침 때문에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는 신과대 박아무개씨의 경우처럼 현재 신과대는 소속변경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교칙상 소속변경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현재 속한 단과대학장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다른 단과대와 달리 신과대는 학장이 소속변경을 허락하지 않아 소속변경이 완전히 차단돼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 교수는 “종교에 대한 신념과 고민을 필요로 하는 신학과의 특수성 때문에 저학년 때 회의를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모두 소속변경을 허락할 수는 없어 교수회의를 통해 이처럼 결정하게 됐다”며 소속변경 불허의 이유를 밝힌 뒤, “하지만 소속변경을 대신해 학생들에게 이중전공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전공을 하고 있다는 김현진씨(신학/국문·04)는 “처음에는 소속변경이 안되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전공을 공부한다는 점에서 이중전공에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과대 측에서 소속변경을 막는 이유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신과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신앙수련회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박2일의 일정으로 평일에 가는 수련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학기 신앙수련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신과대 김아무개씨는 “이틀간 다른 수업을 모두 빠져야 하는데 결석계를 받아줄지 몰라 불안하다”며 “가능하면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교·봉사·섬김의 지도자를 만들어낸다는 신과대의 설립취지는 우리대학교가 추구하는 기독교 이념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우리대학교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만큼 신과대는 학교의 건학이념과 발전 방향이 가장 잘 나타나는 단과대임에 틀림없다. 신과대는 이러한 자부심으로 연세신학만의 장점을 더욱 살려야 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책임감을 갖고 지금까지 드러난 단점과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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