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에 사이버 강의가 있다고요?”
한정구군(주거·05)의 말과 같이 사이버 강의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강의 방식은 우리대학교에서도 경영학과의 ‘마케팅’, 교육학과의 ‘교수학습이론’을 비롯해 총 19개 강좌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대학교에 사이버 강의가 정식으로 개설된 것은 지난 2005년부터다. 지난 1999년 사이버교육지원센터가 설립되면서 학생들이 온라인 상에서 토론하고 질문할 수 있는 ‘와이섹(http://yscec.yonsei.ac.kr)’이 운영되기 시작했고, 지난 2004년 말에는 자유게시판 뿐만 아니라 동영상 강의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현재 대부분의 강의에서 와이섹 자유게시판을 활용하는 것과 같이 온라인 상의 소통방식을 병행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동영상을 올려 온라인상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이버 강의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이버 강의는 교수가 수업 전에 미리 동영상을 촬영해 학생들이 본 수업을 듣기 전에 미리 예습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와 본 수업이 끝난 뒤에 수업내용을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복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구분된다.

한 예로 철학과 전공과목인 ‘응용윤리학’ 수업은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교수가 미리 촬영해놓은 40여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공부한 뒤, 본 수업에서는 그 동영상 자료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박상원군(정외·00)은 “교수님의 일방적인 설명보다는 충분한 토론을 통해 수업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김형철 교수(문과대·윤리학)는 “비록 사이버 강의를 위해 방학 때 미리 2백여 시간에 달하는 동영상을 촬영해놓아야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사이버 강의 덕분에 본 수업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줄 수 있어 매학기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학계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공학화학 및 실험’ 수업에서는 2시간 분량의 실험 수업에서 학생들이 미리 예습할 수 있도록 실험도구 설명과 실험 절차에 관한 사이버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보경 교수(공과대·환경화학)는 “해외대학에 비해 배당된 실험 시간이 적기 때문에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사이버 강의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이버 강의는 위와 같은 예습용으로서 뿐만 아니라 경제학과 전공과목인 ‘계량 경제학(1)’ 과 ‘미시경제학’ 수업 등에서 강의 현장을 촬영해 복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의 사이버 강의는 “동영상 강의를 통해 수업시간에 잘 이해되지 않던 부분을 다시 학습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아름양(경제·03)의 말처럼 수업내용을 생생하게 복습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에 수업내용을 따라가느라 정신없이 노트필기를 하거나 강의 내용을 녹음해야 했던 학생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이버 강의를 통한 예·복습 시스템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계량경제학(1)을 강의하는 유병삼 교수(상경대·계량경제학)는 “수업내용을 그대로 촬영한 동영상 강의를 병행하는 것이 학생들의 복습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동영상 강의가 있다는 생각에 학생들이 본 수업에 임하는 데 있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사이버 강의가 초래할 수 있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습을 할 수 있는 강의가 강의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은 오프라인 강의와 적절히 조화됐을 때 최적의 교육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사이버교육지원센터 오재호 팀장은 “앞으로도 사이버 강의가 오프라인 수업이 가진 한계를 적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보완해 주는 형태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자의 편의에 따라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버 강의. 이는 현재 20여개의 강의에서만 운영되고 있지만, 학생들의 학업을 위한 보조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앞으로 더 많은 강의에서 사이버 강의의 효과를 발휘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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