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문화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성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1.3권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진리의 상아탑인 우리대학교의 학생들은 한 달 평균 몇 권의 책을 읽을까? 이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4%의 학생들이 한 달에 1~3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고 답했다. 아예 읽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5.6%였는데,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연세인의 평균 독서량은 앞서 제시된 성인 평균 독서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연세인들은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구입할까. 62.7%의 응답자들이   한 달에 1~3권 정도의 소량을 구입한다고 밝혔다. 한 권도 구입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도 20.0%로 다소 높았다. 반면 4권 이상을 구입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7.3%에 그쳤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다루는 책의 범위에 수업 관련 도서도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구입하는 책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인다.

교양과 재미를 위해 책을 읽어

데카르트는 독서의 이유를 “과거의 위인들과 만나기 위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연세인들이 책을 읽는 목적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설문에 응한 연세인 중 39.7%가 교양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독서의 목적으로 ‘재미’를 꼽은 연세인도 28.4%에 달했다. 하지만 숙제나 수업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학생도 25%에 달해, 독서에 있어 자신의 목적뿐만 아니라 외적인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취업 및 자격증 획득을 목적으로 한다는 답변은 3%에 불과했으나, 이에 답한 연세인들은 주로 사회 진출을 앞둔 3,4학년들이었다. 이것은 특히 1,2학년이 독서의 주된 목적을 ‘교양과 재미’으로 꼽았다는 것과 대비된다.

연세인들이 책을 읽는 목적으로 교양과 재미를 강조한 것은 주로 읽는 도서 분야에서 문학(42.9%)이 사회(27.5%)·인문(19.1%)·자연과학(4.2%)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판단된다. 특히 학생들이 제일 많이 선호하는 문학 장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65.1%의 학생들이 주로 소설을 읽는다고 말해, 문학 중에서도 소설의 선호도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허구적으로 창조된 현실 속에서 인물과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소설의 특성이 다른 장르보다 독자들에게 더 많은 재미를 주는 것이  소설이 매우 높은 선호도를 나타낸 주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진정한 연세인의 양식을 향해

그렇다면 학생들은 책을 고를 때 무엇을 먼저 고려할까? 54.0%의 응답자들이 책 선정의 1순위로 ‘개인적인 관심’을 꼽았다. 뒤를 이어 주위의 추천이나 서평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23.2%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베스트셀러를 우선순위에 두는 연세인은 10.5%에 그쳤고, 단 한 명의 학생만이 출판사가 책 선정의 고려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 설문결과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단순히 베스트셀러나 출판사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관심에 따라 책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한 연세인들의 독서현황을 살펴본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연세인들의 독서 실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독서량이 실질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과 관심분야가 주로 문학, 특히 소설 중심으로 치우친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연세인의 평균 독서량은 성인 평균 독서량과 비슷하지만 대학생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 연세인들의 평균 독서량은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세인들이 책 선정 등에 있어 자신의 기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영양가 있는 식사를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식탁에 놓여진 다양한 음식들을 충분히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독서, 그리고 주체적인 선택이 함께 어울릴 때, 책은 진정한 ‘연세인의 양식’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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