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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부재속에 빛바랜 교육투쟁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했던 교육투쟁, 하루속히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
  • 김영래 기자
  • 승인 2006.04.03 00:00
  • 호수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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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3일 열린 학생총회에서 재적수를 확인하기 위해 2천1백여명의 학우들이 학생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송은석 수습기자 chunchu@
지난 3월 23일 백양로는 학생총회(아래 총회)에 참석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총 2천1백92명의 학생이 모여 성사된 총회에서는 △등록금 12% 인상 무효 △교육시장화 주도하는 송도캠퍼스 건설 반대 등 총 17가지 안건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논의 도중에 5백여 명의 학생이 빠져나가 어떤 안건도 의결되지 못했다. 총회에 이어 지난 3월 29일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본관점거를 감행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으로 상황을 개선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한계를 드러내는 교육투쟁 양상

총회는 대표들의 모임이 아니라 전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그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서 학생사회에서 가장 높은 위상을 가진다. 비록 중간에 이뤄진 성원점검에서 총인원이 1천6백10명으로 집계돼 총회가 의결사항 없이 무산됐지만 2년만에 개회 정족수인 2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해 총회가 성사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를 가진다.
하지만 “반선배의 권유로 그저 축제를 즐긴다는 기분으로 참여한 새내기가 많은 것 같다”는 정우승군(사회계열·05)의 말처럼 일부에서는 총회에 모인 학생들이 과연 그 의의를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족수 미달로 실질적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끝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학생대표들은 총회를 평가하고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3월 29일 비상중운위를 열었다. 비상중운위 자리에서 공과대 학생회장 김용민군(토목·03)을 비롯한 많은 중운위원들은 “총회에 거의 ‘올인’하다시피 했는데도 총회 이후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평이 심하다”며 “총회 성사 이후의 계획에 대해 깊게 논의해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총학생회장 윤태영양(경영·02)은 “그저 인원을 모으는 데만 주력했을 뿐 모인 인원을 데리고 어떻게 교육투쟁을 의식화시키고 끌고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학생대표들은 지난 29일부터 무기한 본관점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총회와 마찬가지로 본관점거 역시 학교 측과 어떠한 협상이 이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지난 3월 29일 본관을 점거하러 가는 학생들이 모습.
깃발을 들고 본관을 향하는 광경이 인상적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yonsei.ac.kr

대화의 부재 속 늘어나는 갈등

이러한 대화의 부재에 대해 총학은 학교본부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다. 본관점거 후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총학생회장 이성호군(사회·02)은 “학교 측에서 유례없이 강경일변도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총회 성사와 본관점거 이후에도 학교 측은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비상중운위에서 이성호군은 “총장실을 점거한 이후 총장에게 온 공문에는 교육투쟁에 대한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이 고작 다섯 가지의 분실품이 생겼으니 빠른 시일내 되돌려 달라는 내용뿐이었다”며 학교 측의 무관심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예산조정부 이근호 과장은 “지난 3월 21일 재정현상설명회를 통해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등록금 인상과 송도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가지려 했다”며 “이를 공지하는 전체메일을 두 번이나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학생만이 참석해 설명회가 무산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성호군은 “자신들의 입장만을 설명하고 그저 이해해달라는 식의 만남이 어떻게 대화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해 깊은 대립의 골을 보여줬다.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때

현재의 대립상황은 결국 양자간의 대화로밖에 풀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본부는 대화가 부재한 현실에 대해서 학생들의 태도를 문제삼고 있다. 기획실장 서승환 교수(상경대·도시경제학)는 “학생대표와의 대화에서는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답변을 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이어지지 않아 대화가 발전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확실한 논리를 가지고 세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이에 대해 언제든지 답변할 것”이라며 발전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함을 지적했다. 실제로 학생대표들이 본관점거를 비롯한 강경투쟁으로 일관해 상황을 점점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만을 대변하려는 ‘설명’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 이성호군의 말처럼 학교 측도 자신의 입장만을 대변하기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등록금책정심의위원회가 무산되고 그후 일방적으로 등록금 인상을 통보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수렴 과정이 없이 송도캠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학교 측이 ‘문제를 지적하면 이에 대해 답변해 주겠다’는 식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다.
강경투쟁과 무관심이 더해만 가는 현재의 상황까지 온 데는 양측 모두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총학과 학교 측 모두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는 앵무새같은 태도에서 벗어나 서로간에 피드백을 이뤄 입장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특히 학교본부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상기해 시간을 끌며 무관심·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교육투쟁과 이에 대한 학교본부의 무관심의 대립은 본관점거로 인해 학교행정의 마비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우리대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하루 속히 화합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영래 기자 lynly@yonsei.ac.kr

김영래 기자  lynl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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