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했던 교육투쟁, 하루속히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
대화의 부재 속 늘어나는 갈등
이러한 대화의 부재에 대해 총학은 학교본부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다. 본관점거 후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총학생회장 이성호군(사회·02)은
“학교 측에서 유례없이 강경일변도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총회 성사와 본관점거 이후에도 학교 측은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비상중운위에서 이성호군은 “총장실을 점거한 이후 총장에게 온 공문에는 교육투쟁에 대한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이 고작 다섯 가지의
분실품이 생겼으니 빠른 시일내 되돌려 달라는 내용뿐이었다”며 학교 측의 무관심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예산조정부 이근호 과장은 “지난
3월 21일 재정현상설명회를 통해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등록금 인상과 송도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가지려 했다”며 “이를 공지하는
전체메일을 두 번이나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학생만이 참석해 설명회가 무산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성호군은 “자신들의 입장만을 설명하고 그저 이해해달라는 식의 만남이 어떻게 대화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해 깊은 대립의 골을
보여줬다.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때
현재의 대립상황은 결국 양자간의 대화로밖에 풀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본부는 대화가 부재한 현실에 대해서 학생들의 태도를 문제삼고
있다. 기획실장 서승환 교수(상경대·도시경제학)는 “학생대표와의 대화에서는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답변을 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이어지지 않아
대화가 발전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확실한 논리를 가지고 세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이에 대해 언제든지 답변할 것”이라며 발전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함을 지적했다. 실제로 학생대표들이 본관점거를 비롯한 강경투쟁으로 일관해 상황을 점점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만을 대변하려는 ‘설명’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 이성호군의 말처럼 학교 측도 자신의 입장만을 대변하기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등록금책정심의위원회가 무산되고 그후 일방적으로 등록금 인상을 통보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수렴 과정이 없이 송도캠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학교 측이 ‘문제를 지적하면 이에 대해 답변해 주겠다’는 식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다.
강경투쟁과 무관심이 더해만
가는 현재의 상황까지 온 데는 양측 모두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총학과 학교 측 모두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는 앵무새같은 태도에서
벗어나 서로간에 피드백을 이뤄 입장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특히 학교본부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상기해 시간을 끌며 무관심·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교육투쟁과 이에 대한 학교본부의 무관심의 대립은 본관점거로 인해 학교행정의 마비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우리대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하루 속히 화합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영래 기자 lynly@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