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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극장, 숨쉬고 싶다
  • 김현수 기자
  • 승인 2006.03.20 00:00
  • 호수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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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으로서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공부와 연애도 좋지만 문화생활을 즐기며 참여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문화공간이다. 우리대학교 신촌캠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무악극장과 백주년기념관은 학생들의 문화 욕구에 어느 정도로 부응하고 있을까?

우리의 문화공간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무악극장은 지어진 지 거의 30여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시설의 노후화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물론 지난 2003년 한 차례의 보수공사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못했다. 극회총연합회(아래 총연)의 부회장 김신각군(국문·02)은 “보수공사를 한 뒤에도 여전히 환기는 잘 되지 않았으며 파손된 조명기기도 예전과 비슷한 것들로 교체했을 뿐 나아진 점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남아있는 스탠의자나 흰 벽 때문에 공연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며 “당시 설치한 프로젝터 역시 공연보다는 취업정보 소개에 더 초점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주념기념관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리모델링이나 보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관리부 최두영 과장은 “최근 공사도 무대장치를 보수한 정도였기에 노후화의 문제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곳을 이용한 합창단 ‘아브낭뜨’의 회장 김범수군(사회계열·05)은 “합창시 관중에게 소리전달이 잘 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합창단의 공연과 음악회가 열리는 곳이지만 가장 중요한 음향시설이 열악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낡은 탈의실, 케이블로 뒤얽힌 조명들이 방치된 무악극장 분장실의 모습. 이 곳이 낙후된 학내 문화시설의 현주소다. /신나리 기자

시설관리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무악극장은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설비안전부 인영환 기술차장은 “이곳을 담당하는 직원이 있지만 다른 곳과 함께 맡아 관리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무대감독과 같이 전문적으로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도 없기에 무대시설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잘 모른 채 시설을 만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인 차장은 “사용 후 시설물을 확인하고 인수인계 하는 것도 잘 이뤄지지 않는 것 또한 큰 문제”라고 밝혔다.
무악극장은 대여에도 골머리를 앓는다. 총연 김신각군은 “공연을 하는 데 있어서 좋은 날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말이지만 무악극장을 이용하는 총연 소속 11개 단체가 모두 주말을 이용할 수는 없어 꽤 오래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여일이 짧은 것도 문제다. 보통 극회의 경우 중앙동아리인 ‘극예술연구회’만 제외하고는 3일 정도를 대여 받는다. 이에 대해 공과대 극회 ‘인생연습’의 최준익군(기계공학·04)은 “무대설치 하는 날을 제외하면 리허설도 겨우 하는 정도다. 또 공간부족으로 인해 그 전에 연습 장소를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백주년기념관의 경우에는 대여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다. 동아리 단체의 1일 이용료는 10~20만원으로 학생들에게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그러기에 많은 동아리들이 가능하면 짧은 시간 동안 이용하고 끝내려 한다.
다른 대학들도 위와 비슷한 사정인 경우가 많다. 고려대의 경우 공연시설로 인촌기념관과 4·18기념관이 있다. 그러나 원래 극장용이 아닌 대강당으로 지어져 조명 개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무대시설도 미흡하다. 조은경양(고려대 국문·03)은 “이 시설들도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이 보통 2일에 불과해 리허설조차도 힘든 편이다”라고 말한다.

과연 모범사례는 있는가?

▲ 학교 이미지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메리홀 /메리홀 자료사진
서강대에는 메리홀이라는 전용극장이 있다. 메리홀은 약 4백~6백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고 최고급의 음향시설과 1백50여대의 조명기구를 갖춘 고급스러운 극장이다. 이곳을 담당하는 서강대 공연센터 박정영 기획운영실장은 “연극회의 경우에는 거의 6일 정도를 대여하며 오전에는 무료로, 저녁 6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시간당 1만2천원이면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메리홀은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에 좋은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6일의 시간은 만족스러운 공연을 하기 위한 충분한 배려가 된다. 총연극회 소속 11개 단체와 율동패 그리고 취업정보실이 이용하는 무악극장과 5개의 연극패와 몇몇 노래패가 이용하는 메리홀의 여유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시설 관리 쪽은 어떠한가? 이곳은 전문적인 무대감독과 8명의 근로장학생이 극장을 관리하고 있다. 이곳의 근로장학생들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교대로 극장을 관리하기 때문에 무대시설을 이용할 때나 파손이 발생할 경우에도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메리홀은 대학 문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극장이 됐다. 이곳은 지난 2005년 ‘국제공연예술제’가 열리기도 했으며 오는 5월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극제인 ‘서울연극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본교 학생들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신촌일대의 문화부흥을 꾀하고 있다”는 박 실장의 말처럼 메리홀은 학생들의 문화적 만족뿐 아니라 학교 이미지 상승에도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문화가 대학생들의 입맛을 돋우는 좋은 음식이라면 문화시설은 그 음식을 담는 그릇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그릇이 있어야 그 음식을 담을 수 있듯, 좋은 문화시설이 있어야 더 나은 문화 활동이 가능하다. 학생들에게 있어 문화 활동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우리대학교 문화시설의 환경 개선 또는 더 나은 문화공간의 설립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현수 기자  cockeyes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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