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송도캠 추진에 대해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학생들은 송도캠 추진을 통해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하는 점으로 ‘기숙사 내 외국인과의 생활 및 글로벌 빌리지 형성으로 외국어 능력 향상’,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각각 1·2위로 꼽아 학교의 세계적인 발전과 같은 학교 자체의 성장에 관한 것보다 개인적인 학습효과의 향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송도캠 추진의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동아리, 과·반 활동 등 학생활동 에의 위협’이 1위로 꼽혔다. 50% 이상의 많은 학생들이 학생활동의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에 대해 ‘선후배가 친목을 다질 기회가 적어 사회에서 인맥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선·후배간의 친목 형성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송도캠 건립 이후 새로운 형태로 학생활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약 34%에 달했지만 그러한 형태의 활동이 이뤄진다면 신촌캠과의 소통이 단절돼 학생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상실될 가능성이 높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원주캠 학생들은 ‘원주캠의 모호한 정체성’을 1위로 꼽은 반면, 원주캠의 실정을 잘 모르는 신촌캠 학생들은 같은 문항을 4위로 꼽아 양 캠퍼스 학생들 간에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80%에 달하는 많은 학생들이 송도캠 추진이 학생 측과 전혀 논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학교 측이 비공개적으로 추진해왔던 정책이 학생들의 많은 반발을 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송도캠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을 충분히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지만, 60%에 달하는 학생들이 “이미 계획을 공개한 상황에서 반대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말은 형식적인 언급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동시에 학교 측의 언급이 형식적으로 그치지 않도록 설문·공청회 등의 방법으로 모든 학생들의 의사를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들도 30%를 넘어, 앞으로 학교 측이 해나가야 할 여론수렴과정의 방향이 제시되기도 했다.

학교 측이 학교회계와 재단회계가 분리돼 있어 송도캠 추진과 등록금이 관련이 없음을 언급해왔음에도 불구하고, 84%에 달하는 학생들이 “재정적자 때문에 등록금도 인상된 상황에서 이러한 거대사업을 추진하는 사실 자체가 모순이다”, “등록금이 송도캠 프로젝트를 위해 인상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와 같이 송도캠 추진을 등록금과 연결지어 생각했다. 이는 학교 측의 주장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70%에 달하는 학생들이 “등록금 전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재정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해 학교 측의 주장을 알더라도 이를 신뢰하지 않는 학생이 많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송도캠 건립 자금과 등록금의 무관성 및 송도캠 건립 자금의 유치 방법에 대해 꾸준히 홍보해야 함을 암시했다.

한편 레지던스 컬리지(Residence college)에 대해서는 ‘전공과 국적을 초월한 학생들이 함께 거주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 ‘신촌보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 각각 1위, 2위를 차지해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강제적인 기숙사 생활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1·2위와 근접한 수치로 3위를 기록해 학생들의 의견이 팽팽히 교차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국적을 초월한 학생들이 함께 거주한다’는 점에 대해 기타 의견을 통해 외국인 학생 유치가 얼마나 현실화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최종적으로 ‘송도캠퍼스의 건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약 50%에 달하는 학생들이 ‘송도캠은 추구하는 이상에 비해 학생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 추진에 무리가 있다’고 대답했다. 여기에서 ‘부정적인 영향’이란 학생들이 가장 우려되는 점 1순위로 꼽은 ‘학생활동에의 위협’과 관련이 깊다. ‘학생활동 문제만 해결된다면 송도캠 건립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대답한 학생도 약 33%에 달하는 만큼, 학교 측은 송도캠 추진에 있어 학생활동의 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고, 학생들이 정책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 줘야 의견수렴과정에 있어서의 70%에 달하는 불만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