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위해 걸어가다 갑자기 딴 생각이 든다. ‘또 낯선 세계로 뛰어드는갗
지난 겨울이 떠올랐다. 난 기사를 위해 극예술연구회의 쑥부쟁이의 리허설을 지켜본다. 4회에 걸쳐 약 10시간 동안 함께한 참관. 슬그머니 건넨 나의 질문에 그들은 무척이나 성의 있게 대답했고, 그들의 연기연습은 실제 공연 못지않게 재미있었다. 그리고 공연당일. 정신을 몰입해 무대를 지켜보던 난 기사의 완성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다.
하지만 무대의 막이 내린 후, 나는 갑작스레 이방인과 같은 기분을 느낀다. 관객들은 하나같이 꽃을 들고 배우에게 달려갔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얘기한다. 그리고 난 완벽한 타인이 돼 구석에서 그것을 지켜본다. 그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한 가지는, 혼자서 공연을 본, 약간은 초라해 보이는 한 관객에게 공연평을 묻는 일이었다. 원래 하는 일이었지만, 갑작스레 느껴지는 낯설음에 내 자신이 놀란다.
지난 2월. 삼성동에 있는 가수의 스튜디오 건미디어에서 가진 가수 윤건과의 인터뷰. 사실 기자는 평소 그를 좋아하던 팬이었기에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성공한 가수이기에 넓고 화려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을 거라 상상했다. 그리고 음악과 분위기에만 취해 있을 거라 여겨지던 가수. 하지만 그는 매니저들과 함께 자장면을 시켜먹고 있었다. 또한 그들의 작업공간도 그렇게 남다르지 않았다. 스튜디오는 몇 평 정도에 불과한 좁은 공간이었고 그 속에는 화려하기 보다는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던 것이다. 전혀 예상 못했던 건 아니었지만 생각과는 다른 모습에 조금 당황한다. 한편, 인터뷰 하는 순간에는 그의 노래를 좋아했던 팬의 입장 보다는 단지 사람들에게 한 사람을 소개하려는 생각으로 가수를 대한다. 취재하는 나 자신도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다 생각한다. 그건 단지 기자만이 가지는 느낌은 아닐 거라고. 우리 모두가 새로운 상황을 접하고 낯선 상황을 만난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될 때, 혹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그리고 그 순간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세상에 대한 이미지는 깨지기 마련일 것이다. 물론 기자는 세상에 낯설어질 기회가 훨씬 더 많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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