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소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대학교 중앙도서관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많은 일본 소설이 대출되고 있었다. 물론 상위권은 판타지 소설들이 차지하고 있으나 일본 소설 역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명계양(인문계열·05)은 “일본 소설의 경우 표현이 섬세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특이해 자주 읽는다”며 일본 소설을 읽는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번 1학기 일본 소설 대출순위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 1970년대 일본 대학생들의 허무한 삶과 상실을 그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바다거북이나 플루트와 같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작가의 상상력을 맘껏 드러낸 단편집 『밤의 거미원숭이』를 비롯한 다섯 개의 작품이 순위권에 들어 있다. 이러한 하루키 작품의 인기 요인에 대해 위의 책을 출판하는 ‘문학사상사’ 측에서는 “하루키의 경우,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과 작가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이 글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난다”며 “이러한 점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하루키의 작품을 찾는 듯하다”고 밝혔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일상적인 삶의 상처와 그 극복을 그린 단편집 『도마뱀』을 비롯해 죽음에 대해 다룬 두 중편소설을 묶은 『하드보일드 하드럭』 등의 세 작품을 순위에 올렸다. 위의 책을 출판한 도서출판 ‘민음사’는 “풍부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소재가 돋보이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대학생들의 감성과 코드에 맞아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대학가에도 불고 있는 일본 소설 열풍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물론 앞서 출판사들이 지적한 바처럼 일본 소설의 풍부한 감수성과 세세한 묘사가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일본 소설은 일상과 사랑처럼 소소한 영역에 집중한 나머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역사나 인간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 일본의 전국시대와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한 소설 『대망』이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설국』과 같은 고전작품들이 순위권에 오르지 못한 사실과 비교해 볼 때, 이러한 독서 경향으로 인한 ‘정서적 편식’도 우려된다.

 이번 순위에 오른 작품 외에도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나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허니문』과 같은 일본 소설 역시 도서관 대출 순위에 올라 있었다. 2학기에도 이러한 경향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권형우 기자 spinoz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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