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는 하나다.”

개교 120주년을 맞는 연세대학교의 캐치프레이즈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런 취지에 걸맞게 신촌캠퍼스, 연세의료원 및 원주캠퍼스의 홈페이지가 하나로 통합되었다.

“연세는 하나다.”

이런 구호가 나오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연세가 하나가 아니란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한다. 국민 참여가 잘 안되기 때문에 “참여정부”란 구호가 나오고, 한국이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서 “선진한국”이란 구호가 나온다. 연세대 홈페이지에서 자유게시판이 통합되자, 오히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신촌캠퍼스, 연세의료원, 원주캠퍼스 간의 차이가 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차이”를 접하면서, 차이를 수용하기 보다는 그것을 빌미로 차별을 하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보통 사람들은 얼마간 “귀챠니스트”이기 때문이다.

“연세는 하나다.”

캐치프레이즈는 현재의 문제점을 반어법적으로 나타내주는 한편,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연세대학교의 규모와 범위, 그리고 전문화가 심화되면서 캠퍼스간의 차이점은 점점 더 커져간다. 이런 차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각자 제 갈 길로 갈라서는 것과 둘째, 서로 통합하는 것이다. 연세는 지금 두 번째 해결방법을 선택했다.

 “연세는 하나다.”

갈라서는 것은 쉽고, 통합은 어렵다. 증오하기는 쉽고, 포용하기는 어렵다. 적대시하기는 쉽고, 격려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쉬운 길로만 가는 자는 망하기 십상이다. 리더가 되려면 어려움을 극복하여야 한다. 연세인이 자랑스러운 이유는 그들이 사회의 리더이기 때문이 아니던가. 연세의 교육이념 중 하나는 젊은이들에게 사랑과 포용의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을 이 사회를 이끌어갈 건전한 리더로 양성하는 것이다.

통합된 자유게시판을 둘러싸고 불편하니 분리하자는 의견과 불편하더라도 참고 포용하자는 의견이 있다. 만약 불편함이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그것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통합된 자유게시판이 주는 불편함이 심리적인 문제라면, 우리는 대학이 교육기관임을 다시 상기시켜야 한다. 서로 다름을 하나됨으로 만들 줄 아는 포용력을 배운 자는 흥할 것이요, 그렇지 못한 자는 망할 것이다.

예수님 말씀. “너희 의가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새파 사람보다 훨씬 낫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마태복음 5:20) 자유게시판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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