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우리나라에 K-1서울대회를 주최한 ㈜티그리폰 양명규 본부장과 만났다. 양본부장은 이제 몇일 앞으로 다가온 ‘K-1 WORLD 2005 GP in SEOUL’(아래 K-1 서울대회)을 준비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빠 보였다. 우리대학교 85학번 체육교육학과 출신인 양본부장은 축구선수 안정환, 프로농구선수 우지원 등 여러 선수의 매니저를 맡고 있다. 이번에 K-1 서울대회 추진과 관련해서 양본부장은 “이번 K-1 서울대회의 추진이 우리나라에서 격투기 스포츠에 대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확신했다.

양본부장은 “K-1 서울대회를 추진한 이유는 일단 K-1이 우리나라의 정서에 가장 부합하는 이종격투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K-1은 프라이드와 달리 입식타격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정정당당함을 원하는 우리민족의 성향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스포츠 업계에서 종사해온 양본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의 야구나 농구처럼 한 스포츠가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오지 못했다”며 “지금이 스포츠시장에 새로운 인기종목이 나타날 과도기”라고 표현했다.

1970년대에는 김일의 프로레슬링이, 1980년대에는 홍수환의 권투가 격투기 종목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1990년대에는 씨름이 인기를 끌었다. 양본부장은 “이제는 K-1이 그 자리를 대신할 때”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왜 굳이 K-1인갗라는 기자의 질문에 양본부장은 “최근 최홍만이라는 슈퍼급 스타가 K-1에 데뷔했고, 이런 시기상에서 서울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도 끌고 K-1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12월달에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이 발의한 ‘KBS SKY 채널에서 K-1 방영금지’와 관련 법안에 대해서 양본부장은 “이경숙 의원님을 한번 K-1 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다”며 “생각만큼 무식하고 돈 없는 스포츠가 아니고, 스포츠맨십에 입각한 격투스포츠”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K-1의 폭력성과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에 대해서도 양본부장은 “아무리 격투 스포츠라고 해도 그만의 규율과 매너가 있다”며 “K-1을 겉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반일감정과 관련해서 ‘K-1 서울대회에 가면 일본에서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과 우려에 대해서 양본부장은 “그런 말은 다 오해”라며 “우리가 라이센스를 따서 K-1의 이름만 빌려와서 하는 것이지 주최나 후원 모두다 우리나라 측의 기업이고 기획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K-1의 폭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 듣고 있다”며 “그런 것들은 우리나라에 점차적으로 도입되는 단계에서 조절할 수 있으며, 이번 K-1 대회는 붐을 일으키는 데 목적이 있으니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격투스포츠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는 모르지만 양본부장의 모습에서 성공을 향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장담할 수 없는 미래를 지닌 K-1의 성공적인 앞날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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