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여성학생활 도서관(아래 생도)이 총여학생회(아래 총여)에게 묻고 싶은 몇 가지 것들이 있다.
현재 생도는 유령단체다. 강제철거 당한 후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실질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는 이상, 책들이 골방에서 썩고 있는 이상 말이다. 총여학생회에 의한 강제철거와 그 후 일련의 사건들이 연세춘추에 기사화 되고 난 직후 총여는 그 이전의 지지부진한 논의에 마침표를 찍으며 원상복구를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실질적인 변화도 없다.
그동안 총여는 생도에게 학관 3층의 여학생 휴게실(아래 여휴)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에 생도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학우들이 사용하는 여휴를 침범하는 것보다는 여성운동을 위해 확보된 공간인 총여실을 분할하여 사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총여는 총여실 내의 자치단체 및 여성학 소모임들을 위한 공동세미나실을 기획하고 있어 생도는 그 공간에 상주할 수 없고, 세미나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여휴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생도는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사를 묻는 작업과 함께 여휴에 대한 총여의 전체적인 구상에 대한 사전 설득 작업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여기에 총여도 동의를 표명했고 개강 직후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총여는 총여실을 빌려쓰고 있기 때문에 그 공간 사용에 대해 일반 여학우들의 의견을 들어야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총여실을 함부로 빌려줄 수 없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총여실의 공간 사용에 대한 의견을 왜 수렴하지 않는가? 빠른 시일 내에 그러한 의견 수렴작업과 함께 공동 세미나실 구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회가 물질적인 권력들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강제철거라는 총여의 폭력행사가 그것의 극단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고, 이 지리한 논쟁 속에서 더더욱 그것을 실감케하는 것은 여전히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총여가 쥐고 있다는 데 있다. 자치단체로서 생도는 대화를 하자고 ‘땡깡’ 부리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할 수 없는데 반해 총여는 대화통로 자체를 마음대로 여닫을 수 있을 뿐더러 총여의 결단없이는 어떤 실질적인 변화도 일어날 수 없는 구조 속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5천 여학우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것이며 그들과 함께 해나갈것’이라는 총여의 공언속에 자치단체들은 속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함께 살아가자. 이를 위해서는 진지하고 성실한 대화가 필요하며, 자신의 편견 속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것이 그것의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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